안철수 원장은 대선레이스 페이스메이커다
안철수 원장은 대선레이스 페이스메이커다
  • 김 기 룡 부장
  • 승인 2012.07.16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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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대선 레이스를 마라톤에 비유한다.

그런데 마라톤에는 ‘선두 주자는 우승을 할 수 없다’는 법칙이 있다.

법칙이란 특정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이론이며 하나의 근본적인 이치나 원리를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시킨 설명이다.

즉 모든 법칙 뒤에는 어떤 원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라톤의 법칙을 대선 레이스에 적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라톤은 42.195㎞를 달려야 하는 고된 스포츠다.

그래서 35㎞ 지점에 이르면 모든 선수들은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오로지 정신력으로만 달린다.

이 시점에서 선수들은 선두그룹과 중위그룹 하위그룹으로 나뉜다.

선두그룹 중에서도 가장 앞선 선두 주자가 있고 그 뒤로 서너 명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 경우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는 1위 주자가 아니라 2, 3위 주자가 된다고 한다.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선두는 우선 뒤따르는 선수에 신경을 쓰느라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반면에 2, 3위 선수는 선두만 바라보고 달리면 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더욱이 선두에 서면 두 가지 형태의 반응이 나타난다.

하나는 앞선 주자가 없으니 어디로 달려야 할지 몰라 방향을 잃는다.

다른 하나는 이제까지 힘들게 달려 왔으니 좀 쉬어가자는 무사안일이 고개를 든다.

그래서 마지막 역전을 허용하는 것이 마라톤이다.

그런데 마라톤이 순위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1위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전술과 전략으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고 경기의 박진감을 잃는다.

이에 주최 측은 향상된 기록을 기대하는 관중들을 위해 페이스메이커를 기용한다.

대선 레이스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제18대 대선레이스를 보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대선레이스에서 여당의 박근혜 후보는 3년 이상 대선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독주하고 있는 거다.

2위 야당 후보와의 격차는 20%가 넘었다.

여론조사만 두고 보면 굳이 막대한 선거 비용을 들여 대선을 치룰 필요도 없다.

소위 말하는 박근혜 대세론이 굳어질 판이다.

이 시점에서 정치권은 대선 흥행이 깨질 것을 우려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페이스메이커를 투입했다.

지난해 혜성 같이 나타난 안철수 원장이 바로 그 역할을 맡아 대번에 박근혜 대세론에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야권단일화 후보로 박 후보와 1대1로 맞붙을 경우, 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이 되자 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그를 애타게 부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원래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는 주전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페이스메이커가 완주해 1위를 한 사실이 없다.

안 원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안 원장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속내를 숨기고 흥행을 위해 안 원장의 완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꼼수라는 것이다.

스티븐 코비는 “지도자의 명예와 권력을 증대시켜 주는 과정과 원칙들은 설득, 인내, 온화함, 배움의 자세, 수용, 친절함, 열린 마음, 진심 어린 충고, 일관성, 성실성이다”라고 말했다.

꼼수를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 제18대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는 여야 후보자들과 정치권이 경청해야할 말이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