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로보기”
“중국 바로보기”
  • 신아일보
  • 승인 2007.09.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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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충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지난 8월 24일 은 한국과 중국이 오랜 단절의 시기를 마감하고 92년에 국교를 정상화 한지 꼭1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금에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양국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다져가고 있고 양국 국민들이 느끼는 마음의 거리도 많이 가까워졌지만, 불과 15년 전의 양상은 지금과는 천양지차였다.
많은 사람들이 92년 8월의 여름날 하루를 아직도 기억하리라. 명동의 당시 자유중국 대사관에 나부끼고 있던 靑天白日旗가 내려지고, 이를 서글프게 바라보며 대만화교들이 눈물 을 훔치던 모습을….
이 상징적인 사건을 획으로 하여, 자유중국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대신 모택동의‘人海戰術’과 ‘竹의 장막’으로 대변되는 으스스한 적대진영이었던 ‘中共’이 우리에게 중국대륙의 주인으로 공식적인 대접을 받게 된다.
그로부터 15년, 이 짧은 기간에 한.중 관계는 실로 엄청난 변화를 겪으면서 명실상부한 ‘전면적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수교 당시 연간 50억불에 불과했던 양국간 교역액은 작년에는 무려 1,343억불로 늘어 나 중국이 우리 의 제 1교역대상국이 자 수출.투자대상국으로 부상하였고, 인적교류도 연간 480만명에 이르게 되었다.
정치적으로도 북핵 6자회담의 진행경과를 통해 보듯 이 중국을 빼고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고, 문화·예술방면에서도 중국 땅에서의‘韓流’와 한국에서의 ‘漢風’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급속하게 성장한 한·중관계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으로 전개되어나갈 것이며, 우리는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중국은 그간 개혁·개방을 통해 축적한 국력과 자신감을 바탕으 로 하 여 이제 다방면에서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름하여 ‘韜光養晦(도광양회)’의 시절을 마감하고 ‘和平堀起(화평굴기)’의 시대를 열어간다는 것 .
(도광양회: 어둠속에서 빛을 감추고 실력을 기른다는 뜻으로, 국력이 축적될 때까지는 함부로 나대지 않고 내실 을 다진다는 전략 을 함축하고 있다.)
(화평굴기: 평화적으로 우 뚝 선 다 는 뜻이며, 앞으로는 국 력 에 걸 맞 게 역 할 을 하 고 그에 상응한 대 접 을 받겠다는 슬로건이다. 먼저 동부 연안지역의 성장동력을 활용하여 중부와 서부내륙으로 발전축을 확산시키고, 환경을 고려 한 성장 을 추구하며 해외투자도 선별적으로 유치해나간다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국제정치무대에서 는 미국과 우호관계를 지속해나가되,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연대하여 미국을 견제하고 동남아지역 맹주 로서의 위상을 굳히며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국민의식 개혁을 비롯하여 사회전반적인 소프트웨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 중이다.
우리는 이같은 중국의 浮上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비해야 하겠다. 인구, 영토, 부존자원 등 모든 면에서 현격 한 차이가 나는 현실을 직시하여, 중국 에 비교우위를 가지는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하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핵심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을 공략함에 있어서는 人情과 信用을 바탕으로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혜가 요구된다. ‘儒敎’라는 공통분모를 살려 문화적 공감대를 넓히고 분야별 중국전문가를 양성하여 저변을 확대해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편으로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를 견지하고, 균형있는 실용외교를 통해 자존을 지켜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
요는 다가오는 도전을 곧 기회로 인식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이 Win-Win할 수 있는 미래를 열어나가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