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섬유공습, 위기의 한국
중국發 섬유공습, 위기의 한국
  • 신아일보
  • 승인 2007.09.03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부가 제품만이 섬유산업 생존 한가닥 희망
중국의 섬유산업이 달려오고 있다. 세계 섬유시장의 강자이던 한국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하루가 다르게 좁혀지는 기술격차를 실감하며 위기감에 휩싸였다.
중국 섬유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건 싸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품질이 괜찮다. 가격 경쟁력까지 받쳐주니 파죽지세다. 오히려 면 소재에서는 한국을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업체들은 기초 기술을 탄탄히 확보하고 한국의 선진 기술을 전수 받아 세계 섬유 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발 섬유공습에 직면한 한국 섬유산업은 앞선 고부가 제품으로 이를 방어해야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중국發 섬유공습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5년 1152억달러어치의 섬유를 수출했다. 세계 섬유수출 시장의 24.1%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직물의 경우 세계 수출 시장의 18.3%, 의류는 30.1%를 차지하고 있다. 의류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수출된다.
중국 섬유산업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건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고기능, 차별화, 친환경 섬유 관련 연구개발과 기술수준 제고를 향후 5년간 중국 섬유 소재 산업의 최우선 과제로 지정했다. 중국의 11차 5개년 계획을 보면 2010년 중국 섬유 가공량은 약 3600만톤를 목표로 설정했다.
◇“한국과 격차 거의 없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28억5200만달러의 섬유를 수출하고 49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수출액은 전년대비 3.1%가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무려 26.9%가 증가한 규모다. 전체 섬유 수출입 비중에서 중국은 압도적 1위로서 무역 수지 적자폭은 매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들어서만 7월 현재까지 대중국 섬유교역 적자액은 18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또 같은 기간 중국산 의류수입비중은 전체 수입량의 77%를 차지했다.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의류 제조회사 이화실업에 따르면 섬유 소재는 물론 의류 제작 기술에서도 한국과 품질 및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 이 회사는 연간 600만벌의 옷을 만들어 수출해 5000만달러의 수출고를 올리고 있다. 이화실업 허쥔 영업본부장은 “봉제기술의 경우 한국과 기술력은 비슷한 수준"이라며 “단지 한국이 원자재 시장 개척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고부가제품에선 기술 이전을 희망하기도 했다. 이화실업 인근에 위치한 섬유회사 ‘허샨 니트웨어 드레스'사의 허애군 사장은 “한국은 화학섬유 기술이 매우 뛰어나 한국 업체들에 기술을 전수받고 싶다"고 밝혔다. 허샨 니트웨어 드레스는 지난해 3800만달러 매출을 올리고 이중 95%인 3600만달러는 수출에서 발생했다.
◇한국 섬유산업 해법은?
한국 섬유산업은 여러 부분에서 중국에 잠식됐지만 허애군 사장의 말처럼 고부가 기술은 한국이 강세다. 국내 섬유산의 생존을 향한 한가닥 희망이다.
그래서 4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뷰 인 서울에서 국내 업체들이 주로 선보이는 제품도 패션과 기능성을 강조한게 대부분이다. 또 예전 수출 중심에서 내수 비중을 확대해 안방 지키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마침 중국은 미국의 갖가지 장치로 인해 미국에 섬유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미FTA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