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전조 증상
나른한 전조 증상
  • 서효석
  • 승인 2012.06.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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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 구안와사- ?
두통.어지러움, 토할 듯한 증상 등으로 병의 시작 예고
정도가 심하면 미각 세포에 마비가와 음식 맛 못 느껴


세상은 점점 이상해진다.

저 먼 옛날 북한에 잠입해 축전에 참가했던 여대생이 ‘통일의 꽃’이라 불리더니 어느새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되고 이번에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었다.

무슨 계층을 비례로 대표하는 건지 백성들은 알 길이 없지만 하여튼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자축을 하는 자리에서 질문하는 탈북자에 대해서 ‘감히 국회의원에게’라며 화를 내고, 끝내는 ‘변절자’라고 불러서 세상이 시끄럽다.

그러자 우리나라 같은 사과 만능 천국에서 그 ‘통일의 꽃’이라고 다르겠는가? 어영부영 정곡을 피해서 ‘본의는 그게 아닌데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로 때우려 하고 있다.

그녀가 왜 ‘통일의 꽃’이었겠는가? 그야말로 꽃다운 나이에 순수함 하나로 북으로 들어갔으며, 가서는 북한 찬양 일색이 아니라 비판할 것은 나름대로 비판도 하는 당당함을 보였기에 법을 어겼어도 백성들이 환호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花無十日紅이라고 아름다운 꽃이 덧없이 시드는 것을 탓하지만, 때가 되면 꽃이 시드는 것은 그 열매를 맺기 위함이니 만물이 존재하고 영속하는 기본 진리이거늘 뉘라서 꽃이 시든다고 손가락질 하랴! 다만 열매를 맺는 성숙함이 아닌 겉치장이 벗겨지고, 빈껍데기가 쭈그러져 가는 몰락에 혀를 찰 뿐이다.

젊은 시절 한 때의 열정으로 이름을 날리고 그 덕분에 나이 들어서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중심잡고 남 보기에 좋은 말만 했으면 얼마나 아름다우랴! ‘입은 비뚤어 져도 말은 바로 하라’는데, 입이 멀쩡해도 말이 비뚤어져 나오니 시작부터 ‘政者正也’가 아닌 ‘政者混也’로 간다.

오호라, 여의도에만 가면 판, 검사고 꽃이고 다 이렇게 어지러우니 이는 口眼?斜가 아닌 人間?斜라 어찌 ‘국개의원’ 소리를 피해 가리오? 구안와사, 즉 안면신경 마비는 증상이 진행되기에 앞서 감기의 초기처럼 느껴지는 나른한 두통이나 어지러움, 토할 듯한 증상 등으로 병의 시작을 예고한다.

그러다가 마비가 진행되면, 얼굴이 뻣뻣해지면서 눈썹이 쳐지게 되고 눈을 감고 뜨는 일이 힘들어 진다.

눈이 잘 감기지 않아서 환자들은 자주 눈이 따가워 지고 눈물을 흘리게 되는데, 이런 증상은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을 불러 오기도 한다.

또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 말하기가 힘들어지고, 식사할 때 음식물과 침이 입 밖으로 새기도 하며, 마비의 정도가 심하면 혀의 미각 세포에도 마비가 와 음식의 맛을 못 느끼게 된다.

안면 신경 마비는 청각에도 손상을 주는데, 마비된 쪽의 귀가 예민해 지면서 환자들은 날카로운 소리에 통증을 느끼고 멍한 울림을 듣게 된다.

게다가 환자가 젊은 여성인 경우에는 미관상 문제가 되다보니 불안함과 걱정을 넘어서 공포감까지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