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쇄신 약속 공염불 되지않게
조계종 쇄신 약속 공염불 되지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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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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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종단인 조계종이 뒤늦게 나마 쇄신 안을 내놓았다.

종단의 면모를 일신해 새롭게 출발 하겠다는 것이다.

승려 도박 추문이 제기가 된 만큼 재정의 투명성과 승단의 청정풍토 구현을 강조 했다.

앞으로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이 발표한 '제1차 쇄신 계획'을 통해 사찰 재정관리는 전문성을 가진 일반 종무원들이 맡게 하고 총무원장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를 비롯한 주요사찰의 주지 선거 비용과 후보자 선출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주요 사찰마다 재가 신도가 3분의 2이상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수입 지출을 포함한 모든 활동을 심의 승인 하게 하고 일체의 수입에 대한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며 문화재 관람료에 대한 전자발권 시스템을 전면시행 한다는 것등으로 비리 소지를 일정부분 차단하는 장치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관된 실천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일임은 물론이다.

일부 사찰에 대한 국고 보조금이 제대로 쓰였는지도 확인 하기 어렵다.

사찰재정 내역이 투명하지 않으면 스님이 엇나갈 여지를 주게 된다.

작은 절 중에는 너무 가난해 유지하기가 어려운 곳도 많다.

모든 사찰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일반인의 오해를 덜고 넉넉한 절이 어려운 절을 돕는 아름다운 전통이 터를 잡을 수도 있다.

관건은 승풍의 혁신이라고 한다.

내용들도 크게 낯설지가 않다.

대상이 종단 사찰 승려라는 것만 빼면 우리사회 곳곳에서 비리와 부정이 드러났을 적에 내놓은 이런저런 쇄신책들과 너무나 흡사하다.

그만큼 불교계가 온갖 세속적 욕망에 빠져 있었고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쇄신안만 내 놓는다고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재정을 분리하고 법을 만들고 종단의 청정성 회복을 외쳐도 스님들 스스로 참회와 자숙을 통해 참 종교인의 자세를 실천하지 않은 한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큰스님들 말씀에 '그릇을 바로 놓아야 물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고 했다.

원효 같은 위대한 스님의 일화를 함부로 끌어다가 계율을 벗어난 일탈을 정당화 하는 건 어이 없는 일이다.

수행의 생명이 계.정.혜에 있음을 예나 지금이나 다름 없다.

조계종엔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실천이 절실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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