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 지지 않는 슬픔”
“잊혀 지지 않는 슬픔”
  • 윤 정 음
  • 승인 2012.06.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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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할머니들은 왜 저렇게 울어?... ”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어김없이 TV며 신문지상에 하얀 소복을 입고 국립묘지의 수많은 비석중 하나에 기대어 오열을 하는 그 비석의 주인의 아내, 혹은 딸 혹은 그네들의 형제자매의 모습을 보며 초등학교 2학년 우리 막내가 하는 말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한국에서의 전쟁’이라고 단 두줄의 문장으로 설명되는 6.25전쟁이 남기고 간 아픈 단면이다.

최근에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가 6ㆍ25전쟁 이후 처음으로 국내로 봉환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북한지역 국군전사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이들 전사자 유해는 6ㆍ25전쟁 당시 국군으로 입대해 미군에 배속됐던 카투사로서 미국이 북한과 합동으로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특히 유해 12구 가운데 고(故)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은 신원이 확인되어 유가족을 찾았다 하니 60년만에 자식 혹은 형제를 찾은 이들의 마음이 쓰리게 전해지는 듯. 하다.

아직도 북한지역과 비무장지대(DMZ)에는 3~4만여구의 국군 전사자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측과 발굴협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하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된 자로 볼 때 이념의 대립을 떠나 죽은 자식의 유해조차 찾을 수 없다는 현실 또한 슬프다.

그들에게 6.25전쟁은 야속하면서도 여전히 지속되는 말 그대로 휴전상태일 것이다.

어느 책 서두에 쓰여 널리 회자되는 말 중에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 말인즉슨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게 된다는 말과도 통하리라 본다.

아름답고 눈부신 청춘들이 사랑하는 내 가족과 내나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고 그 유해조차 찾지 못한 현실을 앞에 두고 내나라 대한민국을 알고 또한 지키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으며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 젖어 사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나와 내 가족의 평온한 일상이 그분들의 희생위에 찾아온 소중한 것임을 기억해야한다.

6월 6일 현충일 10시가 되면 어김없이 호국영령을 위한 묵념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고 거리를 지나던 행인들도 아주 잠시 길을 멈추고 가볍게 묵념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 소박한 의식이나마 그들의 넋을 위로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