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릴레이는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
독서 릴레이는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
  • 신아일보
  • 승인 2007.08.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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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 열 사장

‘책 읽는 사회’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음을 직시 해야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인생의 큰 축복이다.
역사상 얼마나 많은 위인들이 양서를 통해 동기를 부여 받고 자신의 삶을 변화 시켰던가 위대한 생애는 수많은 책과 교류라며 만들어지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양서를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톨스토이는 ‘책읽기가 없었다면 나의 사상도 문학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칠과 나폴레옹은 전장에서 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생의 성패는 얼마나 좋은 책을 많이 읽느냐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 책읽기는 지식과 정보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 자아를 발견하게 한다. 진리를 깨닫게 하고 영혼을 고양시킨다.
한국 성인들의 책 구입비가 사실상 제로(0)수준이라는 통계청의 발표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한국의 1가구가 책 신문 잡지 등을 구입하는데 쓴 ‘서적 인쇄물 지출액은 월 평균 1만 4000원으로 일본의 4분의1 캐나다의 2분의1에 불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외모관리에는 읽을 거리 구입 비의 5.7배 외식 비로는 23.6배를 쓰고 있다니 더욱 착잡하다.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다국적 여론 조사기관 NOP월드가 전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주당 독서시간 조사에서도 한국인이 꼴찌였다. 한국인이 책, 신문, 잡지 등 활자 매체를 읽은 데 할애한 시간이 고작 주당 3.1시간으로 1위를 차지한 인도국민 10.7시간의 3분1에 불과했다. 30개국 평균치인 주당 6.5시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니 우리 스스로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TV영상 매체와 컴퓨터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는 설명이다. 사실 온라인은 과거 종이 매체가 제공하던 지식과 정보 오락까지 저렴하게 무한대로 제공했다. 그러나 온라인이 책의 깊이와 질 그리고 사고력과 상상력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다. 또 도서관이 부족하고 정부가 출판 문화산업에 투자하는 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도 한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에서 가시가 돋친다’는 안중근 의사의 말처럼 학문을 숭상했던 우리민족이 어찌된 일인지 세계에서 가장 책을 멀리하는 국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영상물과 인터넷의 위력이 커져 가는 세상이지만 책은 여전히 지식의 보고이며 독서는 인격을 함양하고 창의력을 기르는데 으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탐구하고 도서관과 지역 공공도서관의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이다.
외국에서 자녀들과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곳의 공공도서관에서 받았던 좋은 기억들을.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서관은 왜 그러냐고. 집에서 멀고 어렵게 찾아가도 읽을 책도 없고 게다가 사서들도 불친절함까지 그러한 불평을 듣고 있자면 끝이 없다. 선진 외국은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에서 어릴 때부터 책을 빌려 읽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그 지역의 중심에는 도서관이 있어 오고가며 책이 필요한 사람들을 그곳에 들르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우리는 도서관의 혜택을 받고 자라는 세대들이 별로 없어 책을 읽지 않고도 도서관을 이용해본 경험 없이도 경제발전에 성공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의 능력을 과시하는 훌륭한 국민으로 성장하였다고 자부하며 투자에 인색하다.
그러나 현대지식 정보사회에서는 창의력을 지속적으로 필요하면 그런 노력이 없이는 국제경쟁 무대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 선인들의 독서를 살펴보며 김일손 은 한유의 문장을 1000번 읽었고. 노수신은 ‘농어’와 ‘두시’를 2000번 읽었다. 그리고 차운로는 ‘주역’을 5000번 읽었으며 유몽인은 ‘장자’와 유종원의 문장을 1000번 읽었다고 한다 그들은 왜 그렇게 되풀이해서 읽었을까.
완전한 체화(體化)를 위해서였을 것이다. 나는 속(俗)된 내 기질을 변화시키는 교훈으로서의 독서를 그동안 고전 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겨울밤이면 군불도 때지 못한 냉골에서 똑 바로 앉아 눈썹을 내리깔고 손을 모은 채 논어를 읽었다는 이덕무(李德懋.1741-1793)를 생각한다. 일기 끝에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공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온화하고 화평한 말 기운으로 나로 하여금 거친 마음을 떨쳐 내어 말끔히 사라지게 하고 평정한 마음에 이르게 한단 말인가.’
공자가 아니었다면 나는 거의 발광하여 뛰쳐나갈 뻔하였다. 마음을 다스리게 하는 이런 글은 책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늘 책을 읽자. 곁에 두고 읽어야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독서릴레이가 활성화 되어야한다.
‘책 읽는 사회’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음을 직시 해야한다. 장정일은 어느 글에선가 ‘돈을 조금이라도 아껴 책을 사려고 머리를 짧게 깎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