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기‘중국 조선족자치주’
붕괴 위기‘중국 조선족자치주’
  • 신 상 구
  • 승인 2012.04.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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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자치주'의 발자취를 돌이켜 살펴보면, 1952년 9월 3일에 자치구가 설립되었고, 그 후 조선족의 인구가 200만 명으로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조선족의 여망을 받아들여 1955년 12월에 자치주로 승격시켰다.

중국 길림성 동남부에 위치해 있는 ‘조선족자치주'는 만주의 연길·도문·용정·돈화·훈춘 등 5개시와 안도.화룡.왕청 등 3개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면적이 42,700km2에 달하고, 한족(漢族)·만주족·후이족(回族) 등 19개 민족이 거주하고 있다.

해방 전에는 간도지방으로 불리던 곳으로 한민족 세계 이주 역사상 유일한 자치주이다.

만주의 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 등 동북 3성은 과거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의 영토로 조선시대 말부터 한반도에 거주하던 한민족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이주해 살던 곳이다.

그런데 최근 조선족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와 한국으로 이주하고 있어 인구가 감소하고 농어촌이 황폐화되고 조선족 학교가 많이 폐교되었다.

그래서 조선족자치주가 민족교육을 체계적으로 잘 실시할 수 없어 한민족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바람에 조선족자치주가 와해될 위기에 처해 있다.

실제로 2010년 기준 중국 내 조선족은 190만 명으로 55개 소수 민족 가운데 13번째로 많은데, 연변 조선족자치주 271만 명 인구 중 조선족은 80만 명으로 30%에 불과하다.

자치주 설립 초기인 1957년만 해도 65%에 달했다.

최근 조선족 20-30대 여성 3명 중 1명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 가임 여성이 줄어들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2011년도 외국인 주민현황'에 의하면, 조선족 여성으로서 한국 남성과 결혼해 한국에 거주하는 결혼 이민자 수는 총 53,446명인데, 그 중 충청도에 거주하는 조선족의 결혼 이미자 수는 총 3,206명(대전 537명, 충남 1,502명, 충북 1,167명)에 달한다.

그래서 그런지 1996년부터 조선족 인구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연변의 조선족 비율이 2020년이 되면 10%대로 떨어지고, 2030년이 되면 8.7%밖에 안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소수민족 자치주 설립 요건에 따르면 소수민족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조선족자치주를 확고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50% 수준을 넘어야 한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고등교육을 받은 조선족 청년들이 민간기업 취직이나 도시 상업을 선호하고 있어 조선족 주류사회의 인맥이나 정치력이 상실되는 바람에 중국의 7,500만 명 공산당원을 이끄는 204명의 중앙위원 가운데 조선족은 단 한명도 없다.

그리고 일부 조선족들이 한족과의 차별 대우를 받지 않기 위해 한족으로 위장하여 취직을 하고 한족과 결혼하여 가정생활을 하고 있어 한족에 서서히 동화되는 바람에 이제 ‘조선족’이란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방 이후 중국이 공산화되어 죽의 장막이 형성되는 바람에 한 동안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단절되었는가 하면,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의 역대 정권이 조선족자치주가 점차 붕괴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제 조선족자치주가 멀지 않은 장래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앞으로 한국이 동북아의 패권 경쟁과 역사전쟁에서 밀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 홍산 문화 유적을 계속 발굴해 한민족의 뿌리를 빨리 찾고 만주지역의 항일독립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고 한민족의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조선족자치주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의 기업체가 조선족자치주에 공단을 많이 조성하여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함으로써 조선족이 구직을 위해 중국의 대도시나 한국으로 거주이전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의 기업인들이 조선족 동포들을 마치 타민족을 대하듯 말하면서 적대시하거나 차별대우를 하거나 임금 체불을 하지 않고 잘 대해 주어 그들로 하여금 따뜻한 동포애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또한 조선족자치주의 각급 학교와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국 언어와 민속과 역사에 대한 민족교육을 강화하고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제의 중국대륙 침략에 의해 이미 많이 훼손되고 왜곡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와 역사를 다시 복원하여 잘 보존하고 계승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 내에 산재해 있는 55개 소수민족 가운데에 조선족만이 유일하게 독립된 선진 조국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한국 정부와 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조선족자치주의 존속과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