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배의 이로움이 없으면 법을 고쳐서는 안 된다
백배의 이로움이 없으면 법을 고쳐서는 안 된다
  • 황미숙
  • 승인 2012.04.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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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나라의 천하통일 초석을 다진 재상, 상앙
상앙(B·C390년~B·C338년)의 이름은 공손앙이다.

위(衛)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위앙이라고도 한다.

상앙은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 100여 년 전에 진효공의 재상이었던 인물이다.

상앙은 국가란 오직 권력으로만 유지될 수 있고, 그 권력은 대규모 군대와 충분한 식량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즉 부국강병만이 살길이라고 여겼다.

전국시대 초기에는 문후가 어진 정치를 펼친 위나라가 강성하였고, 다음에는 손무가 군사(軍師)로 있던 제나라가 패권을 잡았으며, 서북쪽 산악 지대에 위치한 진(秦)은 가장 뒤떨어진 형세였다.

진은 목공 때 잠시 세력을 떨쳤으나, 곧 오그라들고 말았다.

한·위·조로부터 협공을 당해 황하 서쪽 땅을 빼앗겼고, 토지는 박하여 생산이 다른 나라에 미치지 못하였다.

진 효공(孝公, B·C361~338)은 제후들의 모임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적(夷狄)으로 취급당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던 효공은 진의 부흥을 꿈꾸며 인재를 찾는 반포령을 내렸다.

이때에 공손앙은 진나라에 들어가 총신 경감(景監)을 통해 진 효공을 만나 변법에 대해 유세했다.

효공이 공손앙의 주장을 받아들여 좌서장(左庶長)에 임명하고 변법을 시행하도록 했다.

기원전 359년 어느 날, 진(秦)나라 도성의 남문에 10미터 높이의 나무기둥이 세워졌다.

기둥에는 관청의 도장이 찍힌 다음과 같은 공고가 붙어 있었다.

‘이 나무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금 10냥을 내린다.

’ 구경꾼은 많았지만 선뜻 나서는 자가 없었다.

백성들은 공고문의 내용을 믿지 않았다.

나중에 상금이 50냥까지 올랐지만 백성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며 지원하지 않았다.

며칠 후, 누군가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나무기둥을 북문으로 옮겼고 즉시 50냥의 상금을 탔다.

이 결과 상앙의 신법은 진나라 사람에게 법의 효용성을 보여 주었다.

이 소식은 빠르게 전국으로 퍼졌고, 백성들은 조정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한 번은 태자가 사형 판결을 받은 공족의 한 사람을 숨겨주자 범인을 숨긴 자는 범인과 동죄라고 하는 신법에 의해 태자가 사형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상앙은 태자를 법에 따라 처리하려고 하였으나 차마 왕위를 계승할 태자를 죽일 수는 없었다.

결국 상앙은 효공과 상의하여 태자의 시종장(侍從長)인 공자(公子) 건(虔)에게 대신 형을 주어 코를 깎았고, 교육을 맡고 있던 공손가(公孫賈)를 문신의 형으로 다스렸다.

상앙은 전통적인 규범을 깨뜨리고 법 앞에는 귀족도 서민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이토록 진나라는 엄정한 법질서 아래 강력한 군병과 경제를 갖추었지만 너무 강한 신법으로 백성들의 원망은 높아만 갔다.

사람을 위해 만든 법이 사람을 오히려 너무 가혹하게 다루었기에 ≪사기≫의 사마천이 상앙을 일러 “그 천성이 각박하여 복이 적다”고 평하고 있다.

기원전 338년 진나라 효공이 병으로 세상을 뜨고, 상앙이 사직하고 상읍으로 돌아가는데 혜왕은 군대를 보내어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소식을 들은 상앙은 재빨리 국경의 함곡관(函谷關)에 도망쳐 어떤 여관에 들어갔다.

물론 여관 주인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 채 “상앙 어른께서 정하신 법률에 따라 증명서가 없는 사람은 재울 수가 없습니다.

저까지 죄책을 면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그제서야 상앙은 자신이 제정한 법률이 너무도 가혹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국에서 국회의원 나리가 되기 위한 공약이 남발 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이 신뢰하는 정치를 펼쳐야 모든 일을 처리 할 수 있다고 믿은 상앙을 기억하기 바란다.

≪맹자≫ 양혜왕 하편에서 맹자는 ‘出乎爾者 反乎爾者也(출호이자 반호이자야) 너에게서 나간 것이 너에게로 돌아온다.

’ 고 말하고 있다.

법이란 것은 윗물이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결코 아랫물에서 솔선하여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리들의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

고함쳐가며 정해놓은 공약을 지키는지도 우리는 지켜보아야 한다.

내가 투표한 나리가 4년간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