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경제구조 지각변동 이끌어
증시, 경제구조 지각변동 이끌어
  • 신아일보
  • 승인 2007.07.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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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시대 앞둔 한국경제 ‘외끌이시대’ 막내려
IT서 탈피 에너지·소재·조선 등 쌍끌이 시대 열어

전인미답의 신천지 2000시대를 앞둔 증시가 경제구조의 지각변동을 이끌고 있다. 성장과 상승을 정보통신(IT)으로 상징되는 신경제가 이끌던 것에서 탈피해 에너지·소재·기계(조선) 등이 대표하는 구경제와 동반 쌍끌이하고 있다.
또 정부가 주도했던 기업 구조조정 등이 증시와 자본시장을 통해 자발적으로 이뤄지면서 관에서 민간으로 경제권력도 넘어오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간접투자문화 확산과 개인의 활발한 증시 참여로 승자독식주의(The Winner takes all)의 대표격이었던 외국인의 영향력도 줄어들었고 새로운 대안 수급 세력의 힘이 커졌다.
◇충돌서 공존으로…올드보이(구경제)와 프레쉬맨(신경제)
국내 증시의 질적 개선은 국내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철강, 조선, 기계 등 전통 굴뚝 기업들의 화려한 비상은 국내 경제구조가 그동안 IT에 편중된 한계를 뛰어넘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상반기 증시를 현대중공업, 포스코, 두산중공업, SK(지주회사 SK와 SK에너지로 분할) 등 소위 굴뚝주가 화려하게 장식한 것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굴뚝주의 도약만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메웠던 것은 부활론과 바닥론을 등에 업은 IT였다. 13일 하룻 동안 2.78%상승하며 코스피 지수 1950을 넘겨 2000을 넘볼 수 있도록 이끈 것은 돌아온 거인 삼성전자였다. 양대 거포 굴뚝주와 IT주의 틈새를 밀어치기와 진루타로 메워준 것은 자본시장통합법이라는 날개를 단 증권주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업종간 순환매를 넘어선 동반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수급상의 부조화로 IT와 중공업주의 단기적으로는 대립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양립하면서 같은 길(상승)을 걸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SK증권도 “상반기 증시는 구경제 섹터의 부활로 함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시 상승의 열쇠는 자율성이라는 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상반기 증시의 역동성은 M&A변수가 더해지면서 한층 강화됐다. M&A가능성이 언급됐던 회사들은 실적이라는 기본 요소만 갖춰져 있으면 상승이라는 순풍에 돛을 단 격이 됐다. 또 외부의 공격에 연합 함대를 구성한 곳들도 있다. 현대중공업-포스코, KT&G-신한지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정부와 여론이라는 방패보다는 자율 공조체제 구축에서 해법을 찾았다.
◇부의 지형도 변화…땅부자 ‘글쎄~' 주식부자 Yes
증시의 진화는 경제구조 자체를 재편시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인들의 자산 중심 축이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펀드로 들어온 자금만 20조원을 넘어섰고 개인들도 3년만에 직접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이미 2조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자연스레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정책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면서 유동성이 수익성을 쫓아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쏠림현상 효과가 작용한 결과"라며 “지난해 2분기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28.6%로 부동산 가격 상승률 10.6%를 2.7배 이상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증시 상승은 ‘부의 효과'를 발생시켜 소비를 촉진시키고 내수 경기회복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욱일승천하는 수출에 비해 오그라들대로 오그라든 내수의 부활도 점쳐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은행, 증권, 보험 등은 자본시장통합법 통과와 보험업법 제정작업 등을 계기로 제조업체들의 수출뿐 아니라 금융서비스로도 충분히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됐다.
또 국내 증시 체질 개선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 대출 등에 비해 훨씬 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기업들의 투자활성화에도 긍정적이다. 양영일기자
yy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