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고준위폐기물 처리기술 美수출
한수원, 고준위폐기물 처리기술 美수출
  • 신아일보
  • 승인 2007.07.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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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사바나리버社와 7만 달러 계약 체결
유리화설비 울진 원자력발전소 내 건설 중

우리나라 고준위폐기물 처리기술이 미국에 수출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사장:金鍾信)은 5일 워싱턴 사바나리버社(Washington Savannah River Com-pany.WSRC)와 7만 달러 상당의 고준위폐기물처리를 위한 기술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 에너지부(DOE)의 승인과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WSRC사가 운영중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소재 Savannah지역의 고준위액체 방사성폐기물 유리화시설을 한수원이 보유한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방식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한수원은 향후 7개월간 자체 보유한 유리화 실증시설에서 WSRC를 위한 주요 설계값을 연구, 제공하게 된다.
유리화 기술은 중금속 및 방사성 폐기물 유해물질 등을 유리 구조에 가두고 환경에 누출되지 않도록 영구적으로 격리시키는 방식이다. 한수원의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기술을 도입, 고준위폐기물을 처리하게 되면 폐기물 처리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
한수원은 미국의 페로, 프랑스 아레바, 러시아의 라돈 등과 경쟁하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의 고준위 폐기물 유리화기술의 신뢰성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게 되었으며 미국 진출의 발판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운영중인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방식은 WSRC사가 사용중인 세라믹용융로 방식과 달리 금속전극을 사용하지 않아 전극 부식 문제가 없으며, 유리 용융로 내벽에 세라믹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냉각 금속격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용융로 몸체 부식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어 용융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WSRC사는 당초 자체 보유한 유리화설비를 이용하여 2028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기술로는 당초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 한수원의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지난 1994년부터 산하 연구기관인 원자력발전기술원(원장 노명섭)을 통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유리화 기술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 99년부터 대덕단지에서 4년간 실증시험을 거쳤으며 2008년 상용운전을 목표로 울진 원자력발전소 내에 유리화설비를 건설 중이다.
기존의 유리화기술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한수원이 개발한 유리화 기술은 폐기물 성분이 다양하여 선진국도 상용화하지 못한 첨단기술로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이다.
한수원은 지난 1994년부터 산하 연구기관인 원자력발전기술원(원장 노명섭)을 통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유리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100여회 이상의 장·단기 시험을 수행하였으며 유리화 공정에 대한 최적화 및 상용설비 설계자료를 생산하였다.
특히 유리화 기술의 핵심 공정 중 외국기술에 의존 하였던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와 ‘고주파 발생장치’의 국내개발을 추진하여 금년 2월에는 100시간 성능시험을 성공리에 완료하였다.
한수원이 개발한 유리화 기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 우수성을 인정하여 2003년부터 4년간 수행된 IAEA 기술협력프로그램(Technical Cooperation Pro-gram)으로 선정된 바 있다. IAEA 프로그램을 통하여 초청된 해외 전문가들이 한수원 유리화 기술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IAEA에 수차례 보고하였다. 금번 국제공모에 당선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기술협력프로그램 일환으로 미국 측에서 방문했던 6명의 유리화 기술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미국 정부는 금번 국제공모와는 별도로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수원과 고준위 폐기물 유리화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PNNL(미국 워싱턴주 소재 DOE 연구소) 및 SRNL 간의 상호기술협력을 통한 미국 에너지부 산하연구소 보유 부식성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사업 제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번 국제공모 당선으로 한수원의 유리화기술 우수성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관련 전문가들에게 널리 인정받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향후 미국이 수행할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이용한 유리화사업에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수원 및 국내 원자력 기술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진/정재우기자
jwju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