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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싹틔운 그날의 함성을
민주화 싹틔운 그날의 함성을
  • 신아일보
  • 승인 2007.06.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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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타도 호헌철폐’ 박정희 전두환 두 정권 25년간 억눌렸던 국민들이 1987년 6월 거리로 쏟아져 나와 민주화를 외쳤고 거리는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렸다. 6월 항쟁으로 봇물 터지듯 표출된 국민의 민주화 열망은 그 이후 한국사회를 빠르게 민주화의 길로 이끌 원동력이 됐다.
그것은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승리였다. 민초의 힘이 지배집단을 패배시킨 한국역사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다. 1985년 2.21총선에서 직선제 개헌을 주장하던 신한민주당(신민당)이 제1야당으로 급부상 정권교체의 가장 큰 장애물인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자는 국민들의 열망은 결국 신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1980년 계엄을 통해 본질을 드러낸 군사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학생시위도 갈수록 거세졌다. 학생들은 간선제로 출범한 제5공화국이 도덕성뿐 아니라 정통성이 없다며 독재타도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었다. 저항 세력에 대해 물리적 탄압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7년 1월14일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서울대생 박종철군이 물 고문을 받다 숨졌다. 당시 경찰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거짓말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권은 ‘일체의 개헌논의중단’과 ‘1988년2월 정부이양’을 골자로 한 이른바 4.13 호헌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윽박 지르면 잠잠해 질 것이라는 전두환 정권의 기대와 달리 직선제요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5월 18일 천주교 정의사회구현 전국사제단이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은폐 조작사실을 폭로하자 그야말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전국이 들끓었다.
당시 종교계·재야·학생 등 민주세력의 결집했던 민주헌법 쟁취국민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6월10일 대규모 궐기대회가 계획됐다. 이후 일반 시민들이 가세했다. 26일 평화 대행진 때는 전국곳곳에서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결국 노태우 민정당 대표는 ‘대통령직선제 개헌’등의 내용을 담은 6.29선언을 내놓게 된다.
이어 10월 7일 국민투표를 통해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다.
따라서 87년의 6월 항쟁을 마땅히 ‘6월 시민혁명’으로 바꿔 불러야 할 것으로 본다. 독재에서 민주 공화정으로의 혁명적 변화를 유혈사태 없이 이뤘다.
우리국민은 민주화 이후 4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며 평화적으로 정권교체의 전통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6월 항쟁과 대비되는 것이 연이어 벌어진 노동자 대 투쟁의 좌절이다. 6월의 열기가 채 식기 전에 전국의 노동현장으로 급속히 확산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성공하지 못했다 어떤 논자들은 6월 혁명으로 정치적 민주화의 물꼬는 트였지만 그보다 중요한 사회 경제적 민주화가 실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군부나 독재정권이 등장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권위주의 정경유착 정치부패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대통령은 내 손으로 뽑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인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관용과 타협을 모르는 극한 투쟁 이념 지역으로 갈린 분열과 혼란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진정한 민주국가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경제 사회 양극화는 정치민주화의 빛을 바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성장의 과실을 분배하는 통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으로써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 중산층의 위축과 함께 노동계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빚어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는 처우가 더욱 벌어졌고 상대적 박탈감은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유와 인권 법치와 언론 자유다. 그런데도 한정된 임기내의 국정을 수입할 세력이 헌법과 법률을 조롱하고 모든 자유의 토대인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는 민주주의 기본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화는 정치적 억압뿐 아니라 빈곤차별 등 각종 사회·경제적 구속에서 구성원이 자유로워짐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확고해 가는 과정에 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과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다. 온 세상이 민주화를 넘어 21세기 글로벌 경쟁으로 달려가고 있는데도 20-30년 전 세상을 살고 있으니 수구(守舊)가 있다면 바로 이들일 것이다. 직장인, 학생, 노동자 그리고 주부들까지 거리로 몰려나와 민주화를 외쳤던 20년 전을 생각해보자. 그런 동질성 순수성이 다시 가슴에 불붙는 다면 현재의 사회 모순을 얼마든지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기득권 계층이 되어 순수성을 잃은 세력이나 시민운동 단체 노동세력은 각성해야 한다.
잊혀져 가는 6월 항쟁정신의 회복에는 유력 차기대선 주자들의 꼴사나운 이전 투구 사회지도층의 잇단 일탈 등 어두운 서민들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불쌍한 건 언제나 민초다. 풀뿌리의 삶이 행복해지지 않은 한 민주도 경제성장도 남북교류도 통치 집권도 모두 무의미하다. 6월 민주항쟁의 정신은 살리고 민주화를 완성하는 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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