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큼 작은, 나만큼 큰’
‘세상만큼 작은, 나만큼 큰’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2.01.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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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서 외국 활동작가 그룹전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이 외국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그룹전 ‘세상만큼 작은, 나만큼 큰’을 17일부터 연다.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신미경, 박제성, 강임윤, 김민애 등의 개성있는 작품 60여 점이 나온다.

유럽, 일본,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아티스트 그룹 김나영&그레고리 마스는 2004년부터 프랑스에서공동작업을 해온 팀이다.

여행 중 느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표현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 싸구려 문화, 다른 작가의 작업 등 여러 종류의 문화를 차용·변형해 작업에 등장시키거나 소설과 영화 속 이야기를 각색해 유머러스한 작업을 선보인다.

비누 조각가 신민경은 16~20세기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중국 도자기를 참조한 비누 도자기 작품을 통해 문화적 해석의 과정에서 생성된 오류의 결과물을 풍자한다.

김민애의 작업은 전시 장소에 대한 철저한 고찰이다.

건물의 외벽과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 등 작품을 전시할 장소를 먼저 선택하고 그곳에 ‘맞춤‘ 혹은 ‘도전’하는 작업 형태를 선보인다.

그리고 그 작품은 개인적 경험을 담은 오브제를 이용한다.

이번에는 작가 개인적 일상 속의 오브제를 건축물(갤러리현대 강남 지하 1층)의 간과된 공간과 연결해 무용한 구조물로서 경험할 수 있는 일종의 해프닝적 상황을 의도하는 작품을 낸다.

미디어아티스트 박제성의 작업은 마치 스테레오타입과 같이 당연한 상황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신을 객관화해 새로운 문화에서 타인과 어떻게 소통할지를 고민한다.

축구 경기에서 공을 삭제했을 때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선수들의 몸짓, 미술관과 갤러리에 작품을 삭제했을 때 텅 빈 벽을 바라보며 심각하게 토론하는 관객들, 놀이기구의 움직임을 천천히 반복적으로 재생했을 때 느껴지는 기묘한 공포감과 같은 것들이다.

스무 살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강임윤은 한국 고대설화에 등장하는 버섯, 동굴과 마늘, 산, 곰 등의 이야기를 빌려 추상적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화폭에 담아낸다.

변이가 아닌 생성과 확장을 통해 하나의 존재가 돼가는 과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작가에게 신화적 메타포는 역사와 민족이라는 거대담론만이 아닌, 인간이라는 존재의 근원과 그 관계에 대한 것으로 이를 작품 속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낸다.

전시는 세계 어디에서든 눈 깜짝할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손바닥만큼 작아진 세상, 그리고 세상 어디든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커진 인간의 변화된 관계를 짚어보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2월12일까지다.

02-519-0800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