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고금리 시대 시작됐다\"
“전세계 고금리 시대 시작됐다\"
  • 신아일보
  • 승인 2007.06.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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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M&A 부추겼던 세계 저금리 현상 막바지”
글로벌 인수합병(M&A)를 부추겼던 전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5%대로 진입했다.
일각에선 전날 금리 급등이 고금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유동성 축소와 함께 증시 상승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전날 미국 S&P500지수와 독일 DAX 지수는 각각 1.8%, 1.4% 급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금리)은 0.141% 포인트 상승한 연 5.11% 기록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59% 포인트 오른 연 5.01%를 기록하는 등 모두 5% 선을 넘었다. 이날 미국 채권 수익률 상승폭은 최근 1년새 최대였다.
스털링스타모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카스트너도 “금리와 주가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올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증시에는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당혹해 하고 있다. 1980년 이후 20여년간 이어진 금리 하락 추세가 최근 며칠 사이에 급변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수수께끼'라고 불렀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해소됐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유럽의 금리도 최근 한달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 존과 영국의 지표채권인 10년만기 국채와 10년만기 길트 금리도 각각 4년6개월, 9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러한 선진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됐다고 FT는 분석했다. ECB는 지난 6일 기준금리를 4%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01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ECB가 한 두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영란은행도 가까운 시일 안에 금리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얼마 전까지 월가 투자자들을 들뜨게 했던 FRB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도이치 뱅크 수석 투자고문 제럴드 루카스는 “20년간 이어온 채권시장의 호황이 끝날 것이란 견해가 대세"라며 “미 국채금리가 5.25%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