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에 기반을 둔 통합논술의 중요성
교양에 기반을 둔 통합논술의 중요성
  • 신아일보
  • 승인 2007.06.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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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시험 지속 발전적 전개되어야

교양은 영어로 컬쳐(culture)로서 문화와 경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독일어로는 빌둥(Bildung)으로 이 역시 문화라는 뜻만 아니라 형성, 생성, 육성, 도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교양은 단순히 암기적인 박학이 아니라 몸에 밴 에토스(태도)이다.
이는 다음의 괴테의 글에서 잘 나타난다. “너희들의 일반적인 교양이나 그것을 위한 모든 시설은 광대의 연극에 불과하다. 어떤 한 가지 문제에 관하여 주위의 다른 자들은 좀처럼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근원부터 철저히 이해하고 확실하게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문제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백가지 문제를 어정쩡하게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교양을 갖추게 해준다” (괴테,『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밭을 갈아야 씨가 잘 자라듯이 정신이 교양되어야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상의 씨가 잘 자란다.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통로로서의 교양은 단순히 자연과학모방적인 사회과학만 가지고서는 육성되지 않고 인간에 대한 통찰과 자연에 대한 통찰이 더불어 계발되어야 그러한 교양의 싹이 자라날 것이다.
사회에 대한 피상적인 견해가 아닌 구조적 이해를 획득하려면 인문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단순히 폭에 의한 박학도 아니고 대중영합적인 학제간 공동교육이 아니라, 치밀한 고전학습과 현대조건에 대한 다양한 정보수집을 통해 생겨난 심오하고 절박한 물음제기가 있어야 한다.
이 물음을 통해 현 사회와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분석하고 비판하여 이를 개선하고 변혁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길 때 진정한 교양이 육성된 것이다. 교양이란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능력인 것이다. 이럴 때 대학인이 진정한 의미의 지성인으로 그리고 사회의 리더로 육성될 수 있다.
분업화가 화두인 산업시대로부터 통합과 융합이 화두인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우리 사회의 가치와 부를 창출하는 리더가 될 수 있는 교양 있는 대학인을 뽑기 위해서는 문이과를 아울러 논술 시험이 지속적으로 발전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서울대 대표적 논술 전문가인 윤희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논술 시험의 시대적 필요성을 제기한다.
“글쓰기 능력과 함께 사고력과 비판력, 문제 해결력을 키워주는 논술은 꼭 필요하다.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역지사지(易地思之) 하게 만드는 게 논술이다. 경쟁국가들은 어마어마한 서술형 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찍기시험’만 봐서는 그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
실제로 외국의 대표적 대학입학고사인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철학시험이나 독일의 아비투어 시험, 그리고 영국의 대학입시문제나 미국의 SAT2의 에세이 시험 등이 대표적으로 논술로 시험이 치러진다.
외국의 경우에 중등 교육과 대학 입시가 연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고1 프랑스어 시간에 좋은 문학 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호흡이 긴 수업을 하며, 고3에서는 일주일에 철학을 9시간 배운다. 수험생들은 이런 공교육을 통해 형성된 학습능력을 가지고 논술시험을 치루는 것이다.
현실적 우리네 공교육이 논술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 시대적 요구를 공교육의 현실에 맞추어서는 안 된다. 공교육을 시대적 요구를 실행할 수 있도록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 백년의 대계를 준비하는 교육의 영역에서는 시대적 요구가 기준이 되어야지 현실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