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일 오전부터 회의 개회 문제를 두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대치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외통위는 전체회의장 옆 소회의실로 회의장을 옮겨 전체회의를 개회, 외교통상부에 대한 예산안 심사를 마친 직후 한·미 FTA 비준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외통위 전체회의는 오후 2시30분께 정회돼 3시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 외통위 전체회의실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옮긴 소회의실의 남경필 위원장석은 민주당 의원들이 각각 점거한 상태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정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조금 전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가 있었다”며 “오늘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내일 법사위를 열어서 예고된 법안을 처리하고,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또 “저 (전체회의장) 문을 열면 오늘 회의는 더이상 안 한다”라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회의장 점거 해제를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외통위 처리가 무산된 지난달 31일부터 외통위를 점거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폐기’만 받아들여져도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한다는 방침이고, 한나라당은 재재협상을 수반하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의를 거쳐 비준동의안을 처리한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통위와 본회의에서 단독 표결 처리가 이뤄지거나 국회의장이 비준안을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 5당은 한나라당이 강행처리에 나설 경우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신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