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떠나는 금감원, 몰리는 금융위
인재 떠나는 금감원, 몰리는 금융위
  • 박재연기자
  • 승인 2011.10.3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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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제한 법 개정으로 3,4급 직원 20명 사표
최근 금융감독 당국간에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의 직장'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던 금융감독원은 인력이 떠나고, 업무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악명 높아 첫 부임지로 선택하길 꺼리던 금융위원회가 신임 사무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향후 기관의 주축이 될 젊은 3,4급 직원 20명이 이직을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

30일 시행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직원들의 재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라 금감원의 재산등록 대상자가 2급 이상 직원에서 4급 이상 직원으로 확대되면서 4급 이상 직원들은 앞으로 재산등록이 의무화 되며 재취업시 취업심사를 받게 된다.

'발목 잡히기 전에 떠나겠다'는 속셈이다.


금감원은 인재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공직자윤리법 개정내용이 시행됨에 따라 새롭게 적용되는 3·4급 젊은 직원이 예년에 비해 많이 퇴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퇴직 인원이 평년과 유사한 규모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는 처음 맞는 인기몰이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행정고시 합격자 중 성적 상위권에 있는 신임 사무관들이 첫 부임지로 대거 금융위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위 안에서는 이 같은 결과에 의아해 하고 있다.

금융위는 "퇴근을 해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지"라고 내부에서 자조할 정도로 결혼 적령기의 젊은 사무관들에게는 무덤(?)으로 악명 높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는 일요일에도 위원장을 포함해 전 직원들이 빠짐없이 출근한다.

저축은행 사태가 터졌을 때는 평일에도 새벽 2~3시 돼서 퇴근하는 게 예사였다"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다만 그는 기획재정부를 위시해 경제 부처들이 모두 세종시로 내려가지만 금융위만 서울에 남게되자 젊은 사무관들이 금융위를 선택하게 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금융위로 몰리는 건 단지 서울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다 보니 '세종시로 내려가면 주말에 친구는 어떻게 만나나'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