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상 높이려면 약자·외국인 배려를
국제위상 높이려면 약자·외국인 배려를
  • 리 강 영
  • 승인 2011.10.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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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최근 모로코 출신 여성이 투신해 중상을 입었다고 한다.

비즈니스 비자로 입국하여 내년 3월이 출국만기인 모로코 부부는 남편이 상표법위반으로 40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날아온 강제출국 명령에 대해 남편이 먼저 출국하고 부인은 개업한 식당을 정리한 뒤 출국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수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는 2007년 2월 11일에 화재가 발생하여 외국노동자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던 과거사가 있기에 이번 사건이 남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4년 전의 사고나 이번 사건이나 담당자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정책적, 법적, 제도적 문제이며, 그 밑바탕에는 외국인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외국인은 어떠한 존재인가? 외국인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 특히 80만명 가량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떠한 존재인가? 세계화를 외치는 작금의 현실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첫째로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며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밤낮없이 일할 수 있는 기계도 아니고 아무런 감정도 없이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짐승이 아니라 피부와 언어는 다르지만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그들 중에는 대학까지 마치고 장래가 유망한 젊은이들이자 소중한 아들들이며 좋은 직장에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존경받던 가장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우리와 평등한 임금까지를 바라지도 않고 있었다.

다만 인간적 대접을 받고 싶은 것이며 기본적인 인권만이라도 존중받기를 바라고 있다.

둘째로 그들도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적 관계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업종에 낮은 임금으로 종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산업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다.

그들로 인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피하는 3D업종도 유지되고 분업구조가 완성되어 고부가가치 산업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는 소중하고 아껴주어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

그들은 단지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가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돈을 벌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조력자이자 귀중한 한 부분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그들은 우리나라가 선진화 세계화 되는데 중요한 자원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귀를 귀울인다면 그들을 통해서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많은 정보와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면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인식에 따라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달라지며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도 달라지게 된다.

국가 브랜드를 위하여 많은 돈을 투자하는 현실속에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들에게 좋은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엘리트 외교관이나 한류 예술인을 파견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 발생한 일이 한국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이 미국 백인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이 동남아에서 온 우리보다 피부가 검은 노동자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할 시간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차별이 없는 나라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