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축제 홍수에 농민들‘울상’
가을 축제 홍수에 농민들‘울상’
  • 장 성 훈
  • 승인 2011.10.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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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 가을이 되면서 농촌지역은 일손 부족으로 애를 태우고 있으나, 각 읍.면.동은 경쟁이라도 하듯이 각종 체육대회 및 축제를 개최해 농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문경시의 경우 매년 가을철만 되면 지역주민들의 화합 잔치란 명분을 내세워 각 읍·면·동 단위별로 각종 체육대회 및 주민화합잔치와 행사를 개최 해 오고 있다.

수확철을 맞이한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현재 일손이 부족해 농산물 적기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각종 축제 준비에 주민들이 동원되어 일손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읍·면·동 주민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모처럼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해 농사일로 지친 심신의 피로를 달래고, 이웃들과 막걸리 한잔의 여유를 누리며, 지역민들의 화합 도모라는 취지의 행사지만 단체장과 국회의원, 시의원들의 치적 홍보 및 얼굴 알리기 행사로 전락하고 지역주민들을 들러리로 세워 생색내기용 행사가 되고 있는 듯해 아쉽기만 하다.

특히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총선 예비 주자들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주민 화합을 내세운 축제 현장이 사전 선거운동으로 변질될 우려마저 있다.

일부 읍·면·동에서는 타 지역 축제를 의식해 인기가수들까지 초청해 공연을 하는 등 실질적인 행사 개최 경비를 시로부터 지원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행사가 겹치는 날이면 시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과 기관단체장들의 개회식 참석 시간을 맞추기 위해 개회식을 밀고 당기는 등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해 참석 주민들로부터 곱지 못한 시선을 받기도 한다.

매년 농산물축제 행사 때만 되면 읍.면.동에서 설치하는 농.특산물 부스 전시 준비로 담당공무원들은 밤잠을 설치기 일쑤인데다 기본 업무까지 마비되는 경우가 있어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이는 문경시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며 행정력과 소모성 예산 낭비로 바쁜 농민들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는 고질적 관습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시민 화합과 지역 농특산물 홍보라는 축제 속에서 진정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알찬 축제를 기획, 개최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