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망양(岐路亡羊)
기로망양(岐路亡羊)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1.09.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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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집 사람들을 거느리고 양자의 하인들까지 도움을 청해 뒤를 쫓았다.

양자가 말하기를 ‘아아, 양은 한 마리인데 어찌 좇는 자가 많은가?' 이웃 사람이 말하기를‘갈림길이 많아서 그렇소' 얼마 있다가 돌아왔는데 양을 잡았는가 물으니‘갈림길 가운데 또 갈림길이 있어 내가 간 곳을 알지 못해 돌아오게 되었다'...<중략>" 중국 고대의 도가(道家)의 사상서 열자(列子)의 설부편(說符篇)에서 ‘기로망양(岐路亡羊)'를 이렇게 이야기로 풀었다.

‘열자'는‘노자',‘장자'와 더불어 도가 삼서 중의 한권으로 우화 형식으로 읽기 쉽게 씌여져 있다.

도가사상(道家思想)은 다소 막연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마치 옛날 이야기를 읽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도가사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로 권하는 책이다.

이책에서 한 제자가 그 일에 대해 묻자, 양자는 “단 한 마리의 양이라 할지라도, 갈림길에서 또 갈림길로 헤매어 들어가서 찾다가는 결국 양을 잃어버리는 것이다"며 “목표를 잃고 아무리 노력한들 그 또한 무의미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요즈음 정치권이‘기로망양(岐路亡羊)'과 같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모를 일이다.

오세훈 시장의 사퇴로 세간에 부상한 안철수 교수가 정치권에 끼어드는 것 처럼 기정 사실화 해서 각 언론사에서는 정부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와 비교한 국민 지지도 여론조사를 앞다투어 발표했다.

한편으로는 박근혜 전 대표와 동등한 또는 그 이상의 지지를 안철수 교수에게 보내는 것은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권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사자인 안철수 교수는 대선 출마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학교로 돌아갔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간에 안 교수는 한국 정치판의 한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안 교수 같은 지식 지도층이 정치판에 끼어드는 것을 바라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삶은 날로 궁핍해 지고 있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