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33.3% 미달 땐 시장직 사퇴”
“투표율 33.3% 미달 땐 시장직 사퇴”
  • 김용만기자
  • 승인 2011.08.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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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기자회견, 눈물에 큰절까지… 사퇴시점은 안밝혀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치러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율이 33.3%가 되지 않아 투표함을 열어볼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시장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21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정치인은 장구한 역사로 봤을 때,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저 오세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다”고 이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며 “양심의 목소리를 끝끝내 외면할 수 없었다”며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의 복지 정책을 이끌어온 시장으로서, 이번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기도 했다”고 결의를 재강조했다.

오 시장의 이날 결정은 당초 한나라당 지도부와 사전협의를 통해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 시장의 입을 통해 한나라당 일각의 반대를 뿌리친 개인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당과 합의에 의한 결정인지, 아니면 오 시장 개인에 의한 단독 결정인지를 묻는 질문에 “(당과의)합의가 완전히 이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우회적으로 당과의 갈등을 토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시작부터 끝까지 눈시울을 붉히는 등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 틈나는 대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던 그는 발표를 마치자 아예 단상에서 석고대죄를 하듯 무릎을 꿇고 시민들을 향해 큰 절을 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어진 기자들의 질의에서 “(주민투표에서)승리하게 되면 위대한 시민여러분의 승리고 안 되면 제 책임”이라며 “투표율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 시장은 남은 기간 동안 한나라당의 초당적 지원을 기대했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 결과가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냈을 때 시장직 사퇴시점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 33.3%를 달성하는 것은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쪽 진영에서 거세게 불참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한나라당이 함께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오는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지지정당, 이데올로기를 모두 떠나 서울의 유권자라면 누구나 소중한 한 표로써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주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기로 함에 따라 24일 주민투표의 화두는 무상급식의 전면, 점진적 실시여부에서 수도서울의 수장 교체여부로 급속히 재편되게 됐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