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어라!
담배를 끊어라!
  • 서효석
  • 승인 2011.08.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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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폐기종- ❶
폐 내에 커다란 공기 주머니가 생긴 것
담배 피우는 사람의 발병율 25배나 높아

요즘 정말 비가 많이 온다.

사람들은 뜻하지 않은 물난리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지만, 산에 올라보면 나무와 풀들은 비를 함빡 맞고 푸른색으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 모양을 보면서 문득 우후죽순이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요즘 일부 대형 한의원들이 너 나 없이 해외 지점망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을 보면 그야말로 우후죽순인데, 한방의 세계화를 일찍부터 부르짖어온 필자로서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인데, 그러나 기실은 걱정이 앞서는 측면이 더 많다.

무릇 모든 일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바늘허리 매어 못 쓴다’는 말처럼 급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얼기설기 얽어서 쌓아 놓으면 그 결말은 바로 우면산 산사태 같은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재빠른 해외 지점 개설이나 세계화도 좋지만 차근차근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해외 진출을 그야말로 牛步로 나아가면서 내실을 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그런 심정을 알아주는 이들이 있어 올 1월에 뉴욕한인회에서 주는 ‘공로상’을 받은 바 있다.

맨하튼에서 진행된 시상식에는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참석해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특별 강연에서 ‘편강이 세계를 치료할 것이다’라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필자가 한방의 세계화를 부르짖는 이유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세계인들에게 우수한 한약과 치료 혜택을 주고자 하는 것인데 그 계기는 아주 우연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좀 오래 전 윌리엄 베이커라고 하는 한 흑인이 한국인 부인의 손에 이끌려 찾아온 적이 있다.

그는 심한 흡연으로 인해서 폐기종을 앓고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한방과 외국인’이라는 조합은 언뜻 상상이 잘 되지 않던 때이다.

그런데 편강탕을 받아간 이틀 뒤 그 부인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는데, 그렇게 잠을 못 자던 사람이 지난 밤 비교적 잠을 편하게 잤다는 것이다.

아무리 약이 좋다 해도 하루 만에 효과를 본다는 것은 보통 믿기 어려운 일인데, 어쨌든 나는 이 일로 인해서 한약에 대한 경험이 없는 외국인이 오히려 하얀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 한약이 잘 들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깨달았다.

폐기종이란 폐 내에 커다란 공기 주머니가 생긴 것을 말한다.

정상인의 폐는 고무 풍선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지만 폐기종 환자의 폐는 심하게 부풀어 있다.

폐포(肺胞 : 허파 꽈리) 사이의 벽들이 파괴돼서 탄성을 잃고, 폐포가 영구적으로 확장되는 증상이 바로 폐기종이다.

폐기종은 결국 폐가 심하게 부풀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므로 종착점은 호흡곤란이다.

15 cm 떨어진 촛불도 입으로 불어 끄기가 어려워진다.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면 숨이 가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때 폐는 점점 수축 운동이 힘들어져서 산소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혈액 중에 산소가 부족해져서 산소 결핍 현상으로 얼굴색과 입술이 창백해지게 된다.

또 어깨로 숨을 쉬는 것처럼 숨이 가빠지고 입술과 피부 등이 퍼렇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폐기종의 원인을 기관지염이나 천식이 반복되고 기침을 계속해서 분비물이 기관지강안에 쌓이면서 폐가 탄력성을 잃어버려 생긴다고 본다.

폐기종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흡연과 대기 오염이다.

특히 흡연이 주범인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발병율이 25배나 높다.

폐기종은 흡연자에게는 감기만큼이나 흔하면서 폐암보다도 더 무서운 병이다.

때문에 폐기종 환자들에게 가장 큰 적은 바로 담배다.

따라서 폐기종 치료의 첫 단계는 당연히 일단 담배를 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