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 연간 4000개 문닫는다
동네병원 연간 4000개 문닫는다
  • 양귀호기자
  • 승인 2011.05.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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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으로 ‘위기의 중소병원’ 늘어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중소형 병원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12일 법무법인 ‘위드’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비를 압류당한 의료기관의 압류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경영난에 병의원들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서 금융기관 등 채권자가 건보 급여비를 압류했기 때문이다.

경제난과 맞물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면서 연간 4000개 이상의 요양기관이 폐업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은 국민과 밀착해 건강을 돌보는 곳이다.

부분 동네 병원인 의원급의 붕괴는 자칫 국민의 병을 키우고 국민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크다.

위기의 중소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환자수는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의사수는 너무 많아 그만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수년간 학업에 매진하고 환자 진료에만 몰두해 병원경영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이병현 의사회생 전문변호사는 “국내 의료업계가 손바닥 만한 고기 한덩이를 놓고 수십마리의 맹수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형국”이라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시장에서 도태되는 사업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라는 사회적 신분 때문에 회생을 창피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지 않는다”며 “의사라는 사회적 신분 때문에 이를 창피하게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회생을 신청하게 되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채권자들의 무분별한 강제집행(경매, 가압류, 가처분 등)이 중지된다.

기존 채무에 대한 변제나 이자지급 등을 유예해 병원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인이 전문직 자격증을 유지하며 병원운영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변제할 금액을 10년에 걸쳐 분할 상환할 수 있으며 남은 채무는 탕감을 받을 수 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