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삶
공직자의 삶
  • 오 세 열
  • 승인 2011.02.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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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같이 빠지지 않은 뉴스는 부정부패에 대한 것이다.

신물이 날 정도다.

몇 백만 원대는 무감각 해져 뇌물처럼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감각이 마비된 것인지 아니면 관대 해졌는지 모를 일이다.

이렇게 해먹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무섭지만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무섭다.

그들은 지난 정권의 고위 실력자나 장 차관 현직 국회의원 경찰수뇌부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망라한 권력형 인맥관리를 통해 인사 청탁 이권개입 행정편의를 자유자제로 누려 왔다.

이는 우리사회의 한심한 공직기강과 지도층의 공직윤리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우리사회 공직부패가 체계화 한 역사는 오래됐다.

반부패 운동의 역사도 그 만큼 길다.

지금 우리 기억에 생생한 것은 70년대의 서정쇄신 운동이다.

당시 서정쇄신의 비리척결 조치들은 형식상 가위 서릿발 같았다.

80년에는 사회정화운동 새질서 새 생활운동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을 근원적 해결책을 마련하지도 지속적인 효과를 갖지도 못했다.

그런 운동의 주역들이 막후에서 어떤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는지가 모두 폭로된 지금 그들의 반부패 정책을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깨끗한 정부를 국정 지표로 삼고 윗물 맑게 하기 운동도 전개했다.

그러나 공직기강 확립과 비리척결을 위한 정부시책 효과는 미미하다.

국민이 체감 하는 ‘생활부패 지수’에는 별로 변화가 없고 특권형 비리는 꼬리를 잇고 있다.

크고 작은 비리 사건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국제투명기구(TI)가 발표한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178개국 가운데 39위다.

결국 깨끗한 나라가 아니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부정을 감시해야할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부터가 문제이다.

탐욕적이고 악랄한 소수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권력 힘에 의해 감각을 잃게 되면 그 사회는 파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아직도 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한때 ‘공무원만한 장사가 없다’는 말도 있었다.

밑천이 없어도 되는 장사라는 얘기다.

뇌물 공화국이니 부패천국이니 하는 말이 크게 틀리지 않은 것도 이런 사고방식으로 이 나라가 지탱해온 것은 신기하기도 하다.

이 나라 고위 공직자라면 배울 만큼 배워 어려운 공채의 관문을 통과한 인재들이다.

국민도 마음 놓고 국무를 맡겨놓은 터에 이렇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선 태종 원년에 제정한 공무원 평정법(守令考課法)에는 좋은 점수를 주는 선(善)은 공정성, 청렴성, 근면성, 신중성이고 나쁜 점수를 주는 악(惡)의 기준은 탐욕성, 포악성, 나태성, 무능성 이었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한 것은 아마도 청렴성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유달리 청백리를 존중하고 청백리를 오래도록 기억 했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청렴을 의무적 규제나 감시에 의하여 생겨나는 덕목이 아니라 고결한 인품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내면적 인격의 표현으로 인식 된다.

정직은 또한 청렴을 실현하는 정신적 요소이므로 정직이 청렴이라 할 수 있다.

위로부터 아래로 물 흐르듯 해야 하는 청렴의 자세는 역으로 국민으로부터 지도층에게도 신뢰의 정이 전달되어야 더욱 굳건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국가의 의식변화는 상하 관계로서만 설명 될 수는 없고 국민과 국민사이로 횡적으로 흐르고 넘칠 때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청렴을 지향하는 국민 모두의 의지와 가치관이 일치 될 때 우리가 지향하는 정의사회는 그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청렴의식이 충일한 사람은 소부(巢父) 허유(許由)에서 배우고 책임과 의무감 용기와 고결 성질과 정의감 그리고 염치와 분수의 덕을 지니며 졸부의 꿈이나 사치, 허영, 탐욕이기 퇴폐 교만 아첨 따위와는 담을 싸고 살아온 것이 선비 기질인 우리선인 들이다.

우리는 이 시대 역사위에 청렴결백 한 사람으로 기록될 수 있을까. 우리사회는 다시 한번 추악한 자화상에 치를 떨고 있다.

우리의 의식개혁 내지 정신 혁명은 지금부터라 생각하고 일체 청탁이 배제되어야하고 공직자는 공인 정신으로 무장 되어야 한다.

청렴도가 높은 공인이나 기업가 그리고 근면 성실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잘살 수 있는 풍토가 조성 되어야 한다.

이것이 깨끗한 사회에 이르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