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스트레스, 약물 조심”
“술, 스트레스, 약물 조심”
  • 서효석
  • 승인 2011.02.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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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위염❷
만성 위염 지속될 경우 위암 가능성 커져
취침 전 두시간 이내 음식 섭취 자제해야


아주 손쉬운 일을 가리켜 ‘누워서 떡 먹기’라고 한다.

그러나 누워서 떡을 먹어보면 쉽기는커녕 사레들기 일쑤이고 食道가 가로 누워서 그런지 떡이 잘 넘어 가지 않는다.

게다가 떡고물이라도 눈에 떨어지는 날이면 아등바등 떡이고 뭐고 정신이 없다.

정신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자칫하면 떡이 목에 걸려서 의외의 큰일이 벌어 질 수도 있다.

실제로, 20여 년 전인 1990년 1월 23일 자 경향신문 14면의 보도를 보면 ‘22일 하오 7시쯤 서울 도봉구 미아 7동 837 김 모씨(55)의 집 안방에서 환자인 김 씨가 누워 찹쌀떡을 먹다 떡이 목에 걸려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라는 짤막한 기사가 나온다.

이 사례만 봐도 누워서 떡 먹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예로부터 힘 있는 자들은, 편안히 누워서 떡 먹기를 즐긴다.

전임 경찰청장이 1억 8천만 원을 함바업자로부터 받아서 꿀꺽했다가 급기야 구속이 되었고, 어느 정치가는 기업가로부터 10만 불을 받아 꿀꺽 했다가 마침내 도지사직을 잃고 정치 생명을 단축시켰다.

누워 떡먹기는 洋의 동서를 막론한다.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은 그야말로 一家가 다 함께 누워서 떡 먹다가 혼이 났고, 영원히 누워서 떡 먹을 것 같던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도 심상치 않다.

이쯤 되면 한글학회에서 ‘누워서 떡먹기라는 말은 아주 쉽다는 뜻이 아니라 반대로 아주 위험한 일을 뜻하는 말’ 이라는 홍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위염을 생각하다 보니 먹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요즘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맵고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 ‘어, 시원하다! 속이 확 풀리네.’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속이 풀리는 건지, 마비되는 건지’ 항상 조심할 일이다.

특히나 위염 환자분들에게는 ‘맵고 짠 음식이 쥐약’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각설, 위염이 발생하면 명치 부근이 불쾌해지면서 통증이 일어난다.

통증은 짧은 주기로 파도치듯이 반복적으로 밀려왔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흔히 속이 메스껍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위염이 심해지면 위 점막에서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위염이 계속되면 위 점막이 위축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많이 발생한다.

위염은 급성일 때는 오히려 증세가 여러 가지로 있는 편인데, 만성이 되면 실제로 크게 나타나는 증세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런 만성 위염이 계속 진행될 경우 위암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염에 좋은 한약재로는 갈근(葛根 :칡뿌리)이 있다.

갈근은 소화 기관이 약해서 설사를 자주 할 때 좋다.

급성 위염에는 칡가루를 큰 숟가락으로 두 숟가락을 물에 조금씩 녹인 뒤, 끓는 물을 잘 부어서 칡 탕을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한 공기씩 마신다.

인삼은 쇠약한 사람이나 노인들의 원기 회복에 좋고, 당약(當藥 : 자주 쓴 풀)이나 용담(龍膽 : 과남풀)도 좋다.

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 스트레스, 약물 등 3대 요소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철저한 식이요법보다는 특별히 불편이 없는 한 하루 세 번씩 규칙적으로 자연스러운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음식을 너무 자주 먹거나 취침 전 두 시간 이내에 먹으면 위산 분비가 증가하므로 삼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