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난흥방(多難興邦)의 자세로...
다난흥방(多難興邦)의 자세로...
  • 황 길 석
  • 승인 2011.0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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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잘 쓰는 말 중에 ‘구동존이(求同存異)’가 있다.

이해가 맞는 일부터 우선 함께 하고, 이견(異見)이 있는 사항에 대해선 제쳐 두었다가 나중에 하자는 이야기다.

시험 볼 때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처리하라는 말과 같다.

지난해 북한의 도발이 이어졌고 연말엔 구제역(口蹄疫)까지 발생해 전국이 비상이다.

이런 난국 극복을 위해서는 ‘다난흥방(多難興邦)’자세가 필요하다 다난흥방의 유래는 중국 진(晋)나라 때 ‘팔왕(八王)의 난(亂)’이 일어나 나라가 혼란에 빠졌다.

북방 민족들은 독립해 나라를 세우고 황제는 잇따라 피살됐다.

그러나 당시 좌승상이던 사마예(司馬睿)는 건강(建康·지금의 南京)을 지키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에 조적(祖)과 유곤(劉琨) 등의 장수들이 사마예에게 제위에 오르기를 권하면서 “많은 재난이나 어려움은 우리에게 나라를 부흥시키고 공고히 하도록 격려해 주며(或多難以固邦國), 깊은 근심은 황제로 하여금 정세를 정확하게 보고 새로운 결심을 하게 한다(或殷憂以啓聖明)"고 했다.

여기에서 다난흥방(多難興邦)이 나왔다.

중국인은 국난(國難)을 맞으면 곧잘 이 말을 쓴다.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현장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총리는 한 중학교를 찾아 칠판에 ‘다난흥방(多難興邦)’넉 자를 쓰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어려운 일을 많이 겪고 나서야 나라를 부흥하게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난국 극복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에서다.

우리나라에 퍼지고 있는 구제역·AI 등 피해도 전 국민이 다난흥방(多難興邦)의 각오를 새로이 다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