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부의금 받지 말라”유언
박완서 “부의금 받지 말라”유언
  • 문경림기자
  • 승인 2011.01.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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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 안위 걱정… 유니세프 친선대사로도 활동
소설가 박완서씨(80)가 지난 22일 오전 6시 17분 향년 80세의 일기로 별세하면서 고인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담낭암 투병 중이던 박완서 작가가”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의금을 받지말라”는 유언을 남겨 심금을 울리고 있다.

투병중에도 늘 문학동료들의 안위를 걱정했다.

문인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마음을 평소부터 가족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인은 1993년 3월 영화배우 안성기(60)와 함께 유니세프 한국위 최초의 친선대사가 됐다.

이후 유니세프 홍보사절 자격으로 몽골의 오지와 쓰나미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 등을 찾아가 아동들의 상황을 살피고, 비극적 현실을 글과 방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알려 지구촌 어린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열린 유니세프 후원행사에 참석한 것이 친선대사로서 고인의 마지막 봉사였다.

안성기는 “친선대사 활동을 함께 해온 오랜 동지인 박 선생님은 유니세프를 위해 글로, 몸으로 봉사활동을 한 분”이라며 “에티오피아에 함께 갔을 때 앙상한 영양실조 아이들을 본 뒤 식사조차 못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고 싶었는데 먼저 가셔서 너무 아쉽고 가슴이 아프다”고 추모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도 “박완서 선생님은 대한민국 문학계를 이끌어 온 거목이었을 뿐 아니라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세계 어린이를 위해 20년 가까이 봉사해온 나눔의 장인이기도 했다”며 고인을 기리는 추도사를 발표했다.

“선생님은 너무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셨다.

‘이분이 정말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이신가?’ 의문이 들 만큼 저희 모두에게 친근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셨다”며 “개도국 현지에서 어린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말년을 유니세프 봉사활동에 바친 고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발견했고, 작가로서의 명성 못지않게 높은 선생님의 고귀한 이상을 볼 수 있었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선생님이 그리울 것이다.

선생님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듯이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선생님이 어린이를 위해 바친 모든 순간들은 저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