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동방신기…아이돌그룹 전속계약 분쟁, 왜?
카라·동방신기…아이돌그룹 전속계약 분쟁, 왜?
  • 신아일보
  • 승인 2011.01.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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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카라’ 멤버들이 매니지먼트사인 DSP미디어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을 계기로 가요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카라 멤버 한승연(23), 정니콜(20), 구하라(20), 강지영(17)은 19일 법무법인 랜드마크를 통해 “DSP를 상대로 최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DSP와 원만히 협의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 했으나 소속사가 지위를 악용했다”며 “멤버들이 원하지 않는 연예활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요와 인격모독, 각종 무단계약 등으로 멤버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이들은 정신적인 고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DSP와 수익배분 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했으리라는 추측도 있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데뷔한 카라는 현지에서 급속도로 인기를 끌면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일본 3만9580개 음반점 데이터를 기초로 집계한 ‘제43회 오리콘 연간 랭킹 2010’ 신인가수 매출총액에서 카라는 1위를 차지했다.

싱글 2장, 앨범 5작, DVD 1장 등 8장으로 13억엔(약 180억원)을 벌어들였다.

한승연 등 멤버 4명은 이 수입이 멤버들에게 정당하게 배분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멤버들의 나이가 어린 만큼 부모들의 의견이 개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연예계 생리를 잘 아는 성우 박소현씨의 딸인 카라 리더 박규리(23)는 이번 전속계약 해지 통보에 참여하지 않았다.

박규리의 부모는 카라의 다른 네 멤버의 부모로부터 이번 건에 대한 아무런 이야기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DSP가 프로모션 등 카라의 일본 진출 비용으로 상당한 금액을 사용, 실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기는 하다.

앞서 2009년 7월 그룹 ‘동방신기’ 출신 준수(24) 유천(25) 재중(25), 같은해 말 그룹 ‘슈퍼주니어’의 한경(27) 등도 전속계약 분쟁을 겪었다.

서울중앙지법은 한경이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한승연 등은 DSP와 전속계약 분쟁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M은 지난해 12월 소속 연예인들과 불공정한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공정위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SM과 준수 등 세명의 법적 분쟁은 진행 중이다.

끊이이 않는 전속계약 분쟁과 관련, 가요계는 신한류 열풍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카라는 지난 5일 일본레코드협회가 발표한 ‘제25회 일본 골드디스크 대상’에서 그룹 ‘소녀시대’와 함께 신인상을 받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TV도쿄 드라마 ‘우라카라’에 주인공으로 출연 중이기도 하다.

동방신기는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가 높다.

한경이 속한 슈퍼주니어는 중국어권 최고의 그룹으로 손꼽힌다.

가요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아시아권에 불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 한국 매니지먼트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오래갈 수는 없다.

가요계 내부에 썩은 문제를 빨리 도려내야 한류 열풍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매니지먼트사 측은 “아이돌 그룹 전속계약 분쟁은 최고 인기를 누릴 때 터질 확률이 높다”며 “그 만큼 상품가치가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로 매니지먼트사와 부모들의 의견 차이로 분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멤버들과 매니지먼트사와 관계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매니지먼트사 간의 신뢰 관계를 다지는 것도 우선시돼야 한다”고 짚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