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지도부,靑 개각에 제동
한나라 지도부,靑 개각에 제동
  • 유승지기자
  • 승인 2011.01.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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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 자진사퇴 해야"...청와대 통보
민주,여당'자진사퇴' 권고..."눈치보기"

한나라당은 지난 12월31일 개각으로 감사원장에 내정됐던 정동기 후보자에 대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결국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보고받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에 대한 전관예우 논란 외 불법사찰문제에 대해서도 해명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집중적인 사퇴공세에 이어 결국 여당마저도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정 후보자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는 19~20일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동안 많은 여론 수렴을 통해 국민들의 뜻을 알아본 결과 정동기 후보자는 감사원장으로서 적격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며 “이에 따라 정 후보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고, 또 이것이 이 정부와 대통령을 위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당과 청와대, 당과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대통령 비서 출신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는게 정당하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지 당 안팎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잘못된 정부 인사.정책을 보다 냉철하고 치열하게 바로잡고 바꿔야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이 같은 결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한차례 가진 뒤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진의 파악에 나서는 등 향후 대책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당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 "눈치보기"라고 비난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눈치를 보다가 여론이 좋으면 그냥 통과시키고 여론이 악화되면 반대하는 무소신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정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한나라당은 '(12·31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대상자) 3명 모두 도덕성에서 결격사유가 없다'며 야당의 공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로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되고 싶다면 사정기관을 장악하지 않고도 국민에게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그동안 정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해 이미 내부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장담했었다.

하지만 개각때 마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후보들이 몇몇 나오면서 지난 9월에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졌다.

대통령이 임명한 감사원장 후보를 여당마저 거부하고 나서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급속히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