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금리 인하 이뤄지면 분위기 반전 가능"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이 대출 규제 영향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이후 3000여 개 이상 쌓였고 거래량은 주춤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빅컷으로 국내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3890개다.
올해 하반기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8월까지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9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1일 8만462개에서 15일 8만1817개로 늘었고 이달 1일에는 8만3535건을 보였다.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9월 초 대비 3000개가량 많다.
가을 들어 거래는 주춤한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으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80건이다. 신고 기한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해도 8월 거래량 6114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와 거래량 감소 요인으로 대출 규제를 꼽았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등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 매수세가 위축했다는 분석이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 추가 금리를 적용하는 제도다.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에게 금리 상승분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적용해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한 단계 쉬어가는 느낌도 있고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매수세가 조절되는 모습"이라며 "구매 시 은행 등 타인 자본이 필요한 수요자가 대부분인 상황에 대출 한도 제한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월에 스트레스 DSR이 적용돼 대출 규제가 강화됐고 금융권도 가계대출 관리 일환으로 대출을 제한하면서 매매 시장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달라진 대출 조건이나 한도, 그간 단기간 상승 피로감이 쌓이면서 거래량도 줄고 있다"고 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낮아지면 수요자들이 전세나 월세보다는 매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하)을 단행하면서 국내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서진형 교수는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줄기 때문에 수요가 매수로 갈 것 같다"며 "이렇게 된다면 가격이 우상향 기조를 보이게 되고 매수세가 다시 정상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