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원전 뿐 아니라 수소생산도 협력과제"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체코 기업인들과 만나 미래 산업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상공회의소, 체코산업연맹과 공동으로‘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한국과 체코 기업인, 정부 인사 등 470여명이 참석했다. 이는 역대 EU 국가와 개최한 경제인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최근 수주 성과가 있었던 원전 분야에서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첨단산업 분야 등에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Petr Pavel) 체코 대통령이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체코는 V4국가(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중 배터리, 자동차 등 산업 제조기반이 가장 잘 조성된 국가다. 한국 기업의 투자진출과 교역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양국 간 교역은 2018년 30억달러, 2021년 40억달러 돌파 이후 2023년 역대 최대치인 44억7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그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포럼에는 한국 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기업인들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등 정부·유관기관 관계자 29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원전 수주 ‘Team Korea’의 주역 기업‧기관들도 참여해 포럼에 의미를 더했다.
체코 측에서는 즈데녝 자이첵(Zdeněk Zajíček) 체코상공회의소 회장, 얀 라파이(Jan Rafaj) 체코산업연맹 회장,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기관 관계자들과, 페트르 노보트니(Petr Novotný) 스코다 그룹(ŠKODA Group) CEO, 토마스 카즈다(Tomáš Kazda) 체코 배터리 클러스터(CBC) 회장, 바츨라프 스나셰(Václav Snášel) 오스트라바 공과대학 총장 등 기업인‧학계 18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원전 협력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빠르게 성장 중인 한국의 수소 기술은 수소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체코와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도 양국의 최우선 협력 과제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수소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또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분야”라고 덧붙였다.
얀 라파이(Jan Rafaj) 체코산업연맹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은 체코의 가장 중요한 비유럽 무역 파트너 중 하나가 됐다”며 “체코는 많은 한국 기업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기업은 자동차, 전자, 첨단 제조와 같은 산업에서 체코에 상당한 투자를 했는데, 앞으로 녹색 에너지, 디지털 전환, 첨단 기술과 같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사들의 발표를 통해 첨단산업, 고속철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유망 분야에서 한-체 경제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글로벌 환경 변화와 시너지 창출’ 세션의 한국측 연사로 나선 전윤종 산업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은 한국과 체코의 첨단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한국과 체코 양국의 긴밀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산업기술 협력과 공급망을 연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해 양국의 산업 발전은 물론 공급망, 탄소중립, 첨단기술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속철도 수출 담당을 맡고 있는 조현아 한국철도공사 차장은 한국의 고속철도 운영성과 및 한-체 철도협력방안에 대해 “한국의 고속철도는 2004년 도입 후 20년이 지난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정시성을 확보해 2010년부터는 한국의 독자적인 고속철도차량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 산악지형 등 복잡한 철도 운행환경과 20년간의 고속철도 건설 및 운영 노하우는 향후 체코의 고속철도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철도 분야가 양국 간 유망한 협력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주제발표의 연사로 나선 이무혁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우크라이나재건지원팀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한국과 체코는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 등 인접 국가와 우크라이나 재건의 큰 협력 지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며 “특히, 고속철, 공항 현대화, 병원 및 헬스케어 분야 등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모색 중이며 향후 우리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시장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체코 측에서는 ‘한-체코 첨단산업 협력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체코산업연맹 부회장이 연사로 나섰다. 이어 고속철 및 인프라 분야 협력을 주제로 야쿱 바즈기어(Jakub Bazgier) 체코 철도시설공사 실장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협력을 주제로 체코 외교부의 바츨라프 칼루스(Václav Kallus) 우크라이나 재건특사 보좌관의 발표가 이어졌다.
한편 양국 경제계 간 점진적인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대한상의는 체코상의, 체코산업연맹과 경제협력 활성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한국의 對체코 투자 누적금액은 20억 7,400만 달러로 한국은 제4대 외국인투자국이자 현대차 노쇼비체 생산공장 투자(14억달러 규모, 체코내 역대 최대 외국인투자 사례)처럼 탄탄한 제조업이 바탕이 된 좋은 협력 경험이 많은 국가”라며 “오늘 양국 기업인이 모여 논의한 사항들이 한-체코 에너지·인프라 분야 민관 협력에서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와 첨단산업 분야로까지 연계와 시너지가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