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달 말까지 3사에 리스크관리 계획 제출 요구
대표적 서민 ‘급전창구’로 꼽히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사상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금융업권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자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가 카드사 대출로 몰린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카드론을 급격히 확대한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말 기준 9개(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4%(2조4653억원) 증가했다.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카드 한도 이내에서 1~2개월 짧게 빌리는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달리, 카드론은 카드 이용 실적과 신용점수에 따라 카드 한도와는 별도로 대출 한도가 설정된다. 대출 기간은 2개월 이상이다.
카드론 잔액은 2020년 말 30조원을 돌파한 뒤 매년 증가세다. 다만 2021년과 2022년에는 연간 증가액이 1조원이 채 되지 않는 등 완만한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잔액 40조원을 넘어섰다.
카드론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이유는 저축은행 등 다른 제2금융권이 리스크 관리 등 목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이 막힌 소비자들이 금리는 높아도 좀 더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으로 시선을 옮긴 모습이다.
더욱이 카드사들도 본업인 신용판매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하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 부문을 강화한 영향도 있다.
특히 카드론 잔액 증가는 일부 카드사에서 두드러졌다.
일례로 롯데카드 카드론 잔액은 7월말 기준 4조295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1.3%(9157억원) 급증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같은 기간 14.0%(6674억원) 늘어난 4조7762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12.3%를 차지했다. 우리카드도 11.6%(3864억원) 불어난 3조333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증가분의 8.6%을 거들었다.
3개 카드사가 전체 증가분 60% 가까이 차지한 셈이다. BC카드도 올해 들어 카드론 잔액이 급격히 늘었지만, 규모가 작아 영향이 미미했다.
금감원은 카드론을 급격히 확대한 3개 카드사에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론 확대를 통한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의 의미는 있지만, 일부 회사에 쏠린 것은 문제”라며 “이달 말까지 이들 회사에 대해 리스크관리 계획을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