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장교 채용’ 은행권…나라사랑카드 사업자 겨냥
‘전역 장교 채용’ 은행권…나라사랑카드 사업자 겨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9.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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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리銀, 하반기 신입 공채에 전역 장교 전형 신설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 앞두고 정성적 평가 대비 움직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이 하반기 신규 채용에 나선 가운데, 일부 은행은 ‘전역 장교 전형’을 별도로 마련했다. 군 생활에서 형성된 리더십, 책임감 등 우수한 경험과 역량을 지닌 인재를 찾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은행권 전역 장교 채용이 연내 있을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 시 정성적 평가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의견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신규 채용에서 전역 장교 특별채용 부문을 신설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14일 신입 행원 채용을 시작하면서, 전역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 히어로’ 부문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리더십 특별채용’을 마련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2년 연속으로 전역 장교 인재를 선발했다.

이 같은 은행권 채용 분위기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군심(軍心) 잡기 일환으로 풀이된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판정검사(징병검사)부터 군 복무와 전역 후 예비군까지 약 10년간 급여통장과 결제수단, 병역증, 전역증 등으로 사용되는 체크카드다. 2007년부터 모든 징병검사 대상자들에게 발급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국방부가 지정한 대행 기관이 사업을 수탁해 총괄하며, 계좌·카드 발급과 운영은 별도 금융회사를 선정해 맡기는 구조로 운영된다. 10년마다 새 사업자를 뽑으며, 현재 2기 사업자는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두 곳이다. 사업 기한은 내년 말까지다.

2기 사업자 계약 만료를 앞두고 3기 사업자 선정 사전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은행 간 경쟁은 치열하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향후 10년간 매해 20만명이 넘는 청년들을 소비자로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3기 사업자 선정에 눈독을 들이는 은행에는 올해 전역 장교 채용을 추진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모두 포함됐다. 이 은행들은 올 3월 열린 국방부 비공개 공청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2기 사업자 선정 당시 제안서 평가표를 보면 총점 98.5점을 기준으로 정량적·정성적 평가가 이뤄졌다. 

은행들이 재무구조와 국내·외평가기관 평가등급 등 정량적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군 복지과 채용 우대, 부가서비스 등 정성적 평가에 공을 들이는 형국이다.

신규 채용 외에도 군 고위급 장교 출신 특채도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 육군 대령으로 퇴직한 군 간부를 경력 채용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군 대상의 영업 확대 마케팅 강화 목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역 장교 채용은 군 생활 형성된 리더십과 책임감 등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고, 전역 장교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특성이 강하다”며 “전역 장교 채용이 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에 있어 좋은 이미지를 줄 수는 있겠지만, 이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