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으면 안 된다”
“열 받으면 안 된다”
  • 서효석
  • 승인 2010.10.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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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석의 편강보감-고혈압 3

고혈압 예방이 중요, 술.담배 피하고
적당한 운동과 음식 짜게 먹지 말아야

 

우리네 삶에는 웬 대란이 이리도 많은지? 교통대란, 전세 대란, 루저대란, 채소대란, 실업대란, 고용대란.... 지금은 배추대란, 김치대란이다.

'大亂'은 말 그대로 '큰 난리'이니 난리가 나면 힘든 사람은 백성들이다.

하루빨리 난리가 가라앉아서 백성들 삶이 편안해지기를 바랄 뿐인데, 난리를 가라앉히는 특별한 비방이 별 달리 있겠는가? 난리의 원인을 정확히 진맥해서 거기에 맞는 처방을 해주면 그만이다.

배추대신 양배추를 먹으라느니, 보름만 김치 먹지 말고 참자느니, 중간유통업자 때문에 이 난리가 났다느니 하고 장님 코끼리 더듬는 식의 이야기를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칼럼 15회에서 편강의학의 요체는 한 마디로 '통즉불통(通卽不痛)이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氣가 통하면 몸이 편하고, 氣가 통하지 않으면 몸이 불편한 법이다.

배추대란은 그야말로 배추가 통하지 않아서 생긴 난리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배추밭 갈아엎기와 배추대란을 해결하는 길은 오로지 평소에 배추의 흐름을 잘 살펴서 미리 조처하는 것뿐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진리일진대, 어찌해서 관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뜨거운 줄을 알며, 또 엉뚱한 소리로 백성들 부아 돋우는 데에만 능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각설, 모든 삼라만상은 자가치유능력이 있어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니, 결국 난리는 가라앉을 터라 어쨌거나 우리는 열 받으면 안 된다.

고혈압 이야기나 계속 하자. 한방에서는 전신의 생리적 기능을 정상으로 조절해 줌으로써 혈압의 수치를 근본적으로 조절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그 결과 뇌나 심장, 신장의 부담이 줄어들고 평소에 느끼던 여러 가지 증상이 사라지면 혈압이 정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필요한 기간만큼 조절을 하고 나서 치료를 중단해도 혈압이 다시 오르지 않는다.

 우황청심환은 혈액순환을 돕고 막힌 것을 잘 소통시킨다.

하지만 우황청심환이 혈압 치료 상비약은 아니다.

고혈압에 좋은 한약재는 음양곽(淫羊藿 : 淫羊은 양을 흥분시킨다는 뜻이며 藿은 '콩잎 곽'으로 그 모양을 지칭한 것)인데 갱년기고혈압에 아주 좋다.

가지 셋에 잎이 아홉 개 달렸다는 뜻으로 통상 삼지구엽초라고 많이 부른다.

이는 남성의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정력제이면서 호르몬이 변화를 어는 정도 막을 수 있고 갱년기성 고혈압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하루에 10g 정도 꾸준히 복용하면 효과가 있지만 너무 많은 양을 복용하면 오히려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또 10분 이상 달이면 약효가 없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영지(靈芝 : 버섯갓과 버섯대 표면에 옻칠을 한 것과 같은 광택이 있는 1년생 버섯. 芝는 '버섯 지')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고혈압이야말로 예방이 중요하다.

고혈압은 치료와 예방이 따로 있는 병이 아니다.

지난주에 이야기한 것처럼 술, 담배를 피해야 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혈압에 좋은 음식을 물어오는 이들이 많은데 고혈압에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육류를 피하고 음식을 짜게 먹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국과 찌개를 좋아하는데 게다가 뜨거운 것을 '시원하다'고 표현하면서 즐겨 먹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국물이 뜨거울 때는 짠맛을 느끼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맛있게 먹었던 찌개를 국물이 식었을 때 먹어보라. 얼마나 짜게 먹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