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개원 이후 '첫' 여야 합의
간호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구하라법(민법개정안) 등이 28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2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민생 법안이 처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간호법 △전세사기특별법 △구하라법 △범죄피해자보호법 등 28개 법안을 처리했다.
지난 5월 말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여야는 그간 극한의 대치를 이루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초반부터 '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야당 강행 처리→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이어지는 쳇바퀴 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정치 피로감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여야 지도부가 정쟁을 일시 중단하고 비쟁점·민생법안들을 우선 신속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22대 국회 개원 이후 석 달만의 여야 합의 처리 성과를 낸 것이다.
특히 '간호법 제정안'이 이날 국회를 통과하면서 의료계의 오랜 쟁점이었던 진료 지원 간호사(PA 간호사) 의료 행위는 이르면 내년 6월부터 합법화될 전망이다.
제정안은 PA 간호사에 대해 전문 간호사 자격을 보유하거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임상 경력 및 교육 과정 이수에 따른 자격 규정을 보유하도록 했다.
의료기사 등의 업무는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구체적 범위와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이 밖에도 간호조무사 협회 설립 근거를 마련해 간호조무사협회를 법정 단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자격 기준 문제는 법안에서 제외됐으며, 향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이와 더불어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특별법은 전세 사기 피해자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매 방식을 통해 피해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개정안은 양육 의무를 불이행한 친부모에 대해선 상속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금융회사의 예금보험료율 한도 적용 기한을 연장하는 '예금자보호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도시가스사업법 △산업 집적 활성화법 △공공주택 특별법 등의 민생 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편, 여야는 '방송 4법',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쟁점 법안에 대해선 이날 처리하지 않고 다음 달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치기로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