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의 1만 원 미만 치킨 반값 이벤트가 오픈 런이 펼쳐지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의 치킨 값이 잇따라 오르면서 국민 최애 간식인 치킨 값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의 불만을 잘 파고든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치킨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마진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의 마진율을 어느 정도 보장해야 하기에 저가 치킨의 한계가 있다”며, “점포는 장기 불황에 지금도 힘든 상황인데, 대기업 마트의 초저가 치킨 경쟁이 치킨 점포에 유탄이 될까 우려스럽다. 특히, 대형 마트 인근 치킨 점포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산 9호닭 냉장육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가격이 단 9900원 하는 치킨 전문점 덤브치킨은 치킨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맹점 창업자는 7000~8000만 원 소자본 창업으로 월평균 10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고객도 좋고, 가맹점도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그동안 치킨업계의 딜레마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대구광역시에 본점을 두고 있는 덤브치킨은 작년 6월 대구은행역 근처 직영점인 수성점을 오픈한 후 가격이 너무 저렴해 ‘바보치킨’이라는 별명으로 인기몰이를 하다가 현재 대구시를 중심으로 14개 점포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가맹점 계약이 완료 된 점포를 포함하면 20여 개가 된다.
덤브치킨이 제시하고 있는 고객만족과 점주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자본 창업 성공 모델은 다름 아닌 현 시대가 요구하는 상생과 파괴적 혁신전략이다. 상생의 핵심 가치는 고객과 가맹점의 이익 우선이고, 그 다음에 본사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덤브치킨은 프랜차이즈로서 이 두 가지 문제를 잘 간파하여 가격파괴로 해결책을 제시한 브랜드다.
첫째, 덤브치킨은 품질을 고수하면서 가격을 파괴하여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거품 없는 가격, 타협하지 않는 품질’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있다. 프라이드(국내산 9호닭 냉장육) 한 마리에 9,900원 하는 등 품질 좋은 메뉴를 국내 최저가로 판매하는 가격파괴 전략이 고객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양념치킨, 갈릭소이치킨, 스위트크림치킨, 치즈스노우치킨, 반반치킨 등은 1만1,900원이고, 고추퐁닭치킨, 파무침치킨, 콘소메치킨, 고추마요치킨 등은 1만2,900원에 판매한다.
최근 외식 시장 트렌드 중 하나는 합리적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배달주문의 귀차니즘 대신 발품을 팔아서라도 테이크아웃 저가를 찾는 틈새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물가 불황 시대에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에서 ‘요노(YONO·You Only Need One)’로 허리띠를 졸라 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불가피 나타나는 소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가격파괴 정책은 기존 유명 브랜드가 펼치는 할인행사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둘째, 덤브치킨은 가맹점의 수익성도 높다. 덤브치킨 관계자는 “결코 박리다매가 아니다. 주문당 마진은 타 브랜드와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타 브랜드의 수익구조에서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의 거품을 줄여 9,900원이라는 가격으로도 타 브랜드보다 더 나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덤브치킨은 테이크아웃 전문 브랜드로 배달비용과 배달광고비가 들지 않고, 매출 비중이 10% 차지하는 배달매출의 배달비용도 고객이 전액 부담한다. 치킨무, 콜라, 소스 등 서비스 품목을 유료화하여 고객 선택에 맡김으로써 매출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초보자도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메뉴는 튀기는 종류만으로 단순화 되어 있고, 조리 난이도도 낮은 편이라 인력이 많이 필요 없다.
덤브치킨 가맹본부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원육 등 식재료 납품가 마진율을 경쟁업체보다 절반 이하로 대폭 낮춰서 공급해 준다.
관계자는 “덤브치킨 후라이드 9900원의 매출마진은 3500원 선인데 비해, 배달치킨 브랜드 후라이드 1만8000원의 매출마진은 3000원 선으로 덤브치킨 매출마진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셋째, 덤브치킨은 브랜드 설계단계에서부터 매년 오르는 음식값, 그럼에도 점주들에게는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는 외식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덤브치킨 윤성원 대표는 반올림피자 창업주로 350호점 가맹점을 운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 동안 십수 년의 프랜차이즈 노하우는 물론, 프랜차이즈 운영 중 느꼈던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바탕으로 고객과 점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브랜드로서 탄생된 것이다.
또한, 본사의 자금력이 탄탄해 40~50호점이 될 때까지 적자가 나더라도 가맹점과 상생 성장하는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초기 개설비 본사 노마진 정책으로 가맹점 창업비용은 33㎡(약 10평) 기준 3000~4000만 원이면 되고 점포 구입비를 포함해도 7000~8000만 원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구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14개 점포는 모두 중소형 점포로 월평균 매출은 4000만 원 선이고, 영업이익은 부부창업의 경우 1000만 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덤브치킨의 궁극적인 목표는 거대한 치킨시장에서 초저가 언더독인 덤브치킨이 치킨 시장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윤성원 대표는 “누구에게나 동네에 꼭 하나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착한 브랜드 ‘국민치킨’이 되는 날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