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14일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국장 사망 사건을 두고 크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권익위 고위직 간부 사망 사건을 거론하자 국민의힘 측은 "여기가 권익위 상임위장이 아니다"며 반발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던 중 "지난 9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사안을 조사하던 권익위 국장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국장은 생전 권익위 수뇌부가 김건희 명품백 조사 종결을 밀어붙이면서 내 생각과 달라 심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김 여사 명품백 수수와 윤석열 대통령 청탁금지법위반을 덮기 위해 유능한 공직자 1명이 억울하게 희생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정무위원을 중심으로 진상규명을 추진하는데 정무위 위원장이 윤한홍 (국민의힘) 위원이라 청문회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익위 국장인 A씨는 청탁금지법을 담당하는 부서의 책임자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응급 헬기 이용사건 등에 대한 조사를 지휘했지만 지난 8일 오전 세종시 종촌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게 의사진행발언은 아니다. 여기가 권익위 상임위장이 아니다"라고 반발하며 전 의원에게 "본인은 기여 안 했나"라고 소리쳤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권익위원장을 지냈다.
송 의원의 고성에 전 의원은 "입 다물고 가만히 계세요"라며 맞받았다. 송 의원은 "본인도 이런 말 할 자격 없다. 여긴 권익위가 아니다. 책임 정치 무시하나"고 거듭 맞섰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전현희 당신, 권익위원장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반성문을 내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전 의원은 "김건희, 윤석열이 죽였다"고 소리쳤다.
이들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제지에도 한동안 서로 삿대질하며 고성을 질렀다. 결국 정 위원장은 회의 시작 50여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이번 '검사 탄핵' 청문회는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장2부장 재직 시절 김 여사가 연루된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등을 '봐주기'로 일관해 직무를 유기했다는 주장이 민주당 중심의 야당으로부터 나오면서 열리게 됐다.
탄핵소추 당사자인 김 차장검사를 비롯해 김 여사, 이원석 검찰총장 등 핵심 증인들은 이날 모두 불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