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이른바 8·8 부동산 대책이다.
정비사업 개선으로 도심 아파트 공급 확대, 빌라 등 비(非)아파트 공급 확대, 신규 택지 발굴 등을 통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42만7000호 주택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비사업 계획 통합 처리 및 절차 간소화를 통해서 재건축, 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초기자금 지원 및 공적 보증 강화, 취득세 감면, 용적률 상향, 건축규제 완화, 재건축부담금 폐지 등으로 부담을 낮춰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시키며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본격 추진해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수도권 공공 신축매입을 2025년까지 11만 호 이상 공급하고 최소 6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신축매입 주택인 분양전환형 신축매입을 신규 도입해서 최소 5만 호를 공급한다.
또 소규모 건설사업자의 취득세 중과 완화 및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을 주고 신축 소형주택 구입 시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 수 제외하는 기간을 2027년 말까지 확대하며 비아파트 구입자가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해 주는 청약 기준도 완화해 준다.
3기 신도시 등 기발표된 수도권 공공택지에 아파트를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22조원 규모 미분양 매입 확약을 제공한다. 즉 분양 사업을 해서 미분양이 발생하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줄 테니 미분양 걱정하지 말고 분양 사업하라는 것이다.
서울,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8만 호 규모 신규 택지를 발굴하고 이미 사업을 진행하는 공공택지 이용 효율화로 2만 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한다.
그 외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보증 35조원을 공급하고 CR리츠(기업구조조정리츠) 활성화 등을 통해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그래서 이제 마음 편안해지셨나요?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서울 공급 부족, 전셋값 상승, 분양가 인상 등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지기 어렵겠다', '이러다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집 사기를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이 서두르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즉 불안한 마음이 문제였기에 기다려도 충분히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의 편안함만 느꼈다면 8·8 대책 효과는 성공이다.
하지만 대책을 접한 대부분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다. '그래서 언제 분양을 하는데? 발표만 해 놓고 제대로 공급 안 되는 것 아닐까?'
문재인 정부 시절 공수표가 생각이 나기도 하고 이미 270만 호 공급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한 마당에 그린벨트를 풀어 8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줄지는 의문이다.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25쪽 분량의 방대한 숫자 대책보다는 한쪽이라도 좋으니 그린벨트 풀어 아파트 공급하고 수도권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사면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 면제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직관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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