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빈 소매에 담긴 기쁨
청렴, 빈 소매에 담긴 기쁨
  • 김 정 덕
  • 승인 2010.09.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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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에서는 아파트분양담당이었다.

잘 팔리는 국민주택규모(전용 85평방미터)이하는 경쟁률이 높았지만 큰 평형은 미분양도 있었다.

그 때는 요즘처럼 정보가 많지 않아 전 평형이 분양완료라고 소문이 났다.

어느 분이 중대형 평형을 알아보셔서 미분양 세대를 평소같이 계약을 해드렸는데, 계약이 끝나니 하얀 봉투를 내미셔서 정중하게 “받은 것으로 하고 마음은 고맙게 받겠습니다.

”하며 돌려보냈다.

그 해 연말 1층 경비실에서 연락이 와서 내려가 보니 그때 그 분이 군 정장 예복을 갖춘 중령계급장을 달고 부인과 함께 계셨다.

지난 번 아파트 계약으로 새 집에 대한 꿈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환담을 하고 가시면서 또 봉투를 주시려 하셨다.

다시 정중히 거절하자 현금이 아닌 상품권이라며 일부러 예까지 찾아오신 성의라 하셨다.

그래도 맘만 받겠다며 우기니 역정을 내며 서운한 표정으로 돌아가셨다.

그 때 받을 걸 그랬나 보다 17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일을 교훈삼아 스스로에게 청렴을 다짐하며 어떤 감사의 금품이라도 받지 않고 잘 지낸다.

심지어는 음료수도 받지 않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때는 난처하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안주고 안받기 운동’이 정착되어 지금은 그 분도 이해하셨기를 바란다.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진하는 반부패 청렴브랜드인 “청렴韓세상”을 적극 활용하기로 하였다.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2009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우수기관으로 평가 받았다.

전체 47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발생의 소지가 높은 업무를 위주로 실시된 이번 평가에서 공단은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 사업주 지원, 훈련기관 지원, 계약 및 관리업무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07년, 2008년에 이어 3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의 자리를 지켰다.

淸風兩袖(청풍양수, 맑은 바람이 양 소매에 흐른다)말은 관리의 청렴결백함을 일컫는다.

청렴한 관리를 청백리(淸白吏)라 부른다.

명(明)나라 때 우겸(于謙·1398~1457)은 청렴결백한 관리이자 시인이었다.

명의 황재 아래서 높은 벼슬에 있었으나 늘 깨끗한 생활을 했다.

우겸이 황제의 명을 받아 하남(河南)일대를 순회하며 백성을 살핀 뒤 지방 관리가 바치는 재물을 사양하고 빈손으로 귀경하며「청풍양수조천거(淸風兩袖朝天去)」라는 시 구절을 지었다.

양 소매에 맑은 바람만 채워넣고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재물없는 텅빈 소매에도 만족할 수 있는 공직자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나 공공기관의 부패는 관행으로 내려왔다.

나쁜 선례는 민간에도 전파되어 부패에 둔감하고 청렴한 사람을 따돌리는 시절까지 있었다.

국가 생산성 향상의 기저는 청렴에 있다.

청렴이 주는 행복과 자기사랑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회민주적인 국가건설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