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연결사회' 속 '외로움' 문제
[기자수첩] '초연결사회' 속 '외로움' 문제
  • 배소현 기자
  • 승인 2024.08.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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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청년 고독사'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 고통에 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원칙을 지키며 신속 반응하는 것이 민생"이라고 강조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움 드릴 방안을 실효성 있게 강구하겠다"며 "시민들이 방식·방향에 제언 주시면 깊이 참고하고 좋은 정책 만들겠다"고 밝혔다.

집권 여당 대표가 민생 정책으로 거론한 만큼, 주로 고령층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고독사' 문제가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자주 발생하며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됐다. 고독사란 가족·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 시간이 흐른 후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실제 최근 전체 인구 중 40%가 외로움에 사망하고 있으며, 또 이중 30~40%는 청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수치를 미루어 볼 때 현재 우리 사회는 사람들을 쉽게 '관계의 결핍'에 빠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핸드폰을 통해 '로그온'과 '로그오프'가 자유자재로 가능한 '초연결사회'에서 살아간다. 내가 끊으려야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관계'(relationship)와는 달리, '연결'(connection)은 언제 어디서든 내 의지에 따라 쉽게 끊어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관계의 결핍은 연결의 확대와 어느 정도 비례해서 사람들은 더욱 더, 끊임없이 '연결'에 집착하며 이를 통해 자신이 인정받길 원한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실존'의 부재는 결국 자신이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자기 비하'에 빠지게 하면서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듯하다.

'나와 세계 사이의 단절'은 끊임없는 '연결'을 추구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사회 속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됐다. 이 과정에서 대표적으로 '혼밥'(혼자서 밥먹기) 등의 신조어가 탄생했으며 MBTI 테스트 결과는 지금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물어보는 필수 질문거리가 됐다. 요즘은 기업 면접장에서도 MBTI를 통해 관계 적합성을 테스트한다고 한다. '관계 맺기'가 불안한 사회 속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것'은 다 트렌드가 됐다.

연결이 편리해진 사회에서의 '관계 맺기'의 결함, 이것이 외로움을 촉진하고 초래하는 근본적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외로움이라는 개개인의 감정 이전에 우리 사회가 모든 생명체는 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확신을 줄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해파리도 존재의 이유가 있어 멸종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사람 개개인은 얼마나 더 가치 있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자원인지를 지속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끔 국가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kei0521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