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도 성장률 전망치 2%대 중반 제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최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수출이 회복세지만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한국 경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주요 기관에 따르면, KDI는 지난 8일 발표한 경제 수정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전망에서 제시한 2.6%보다 0.1%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KDI는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상향 수정했으나 석 달 만에 다시 소폭 내렸다.
하향 조정 주요 배경으로 내수 부진이 꼽혔다.
KDI는 “우리 경제는 기존 전망에 비해 수출 증가세는 확대되겠으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내수는 최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도 우리 경제 발목을 잡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2분기 실질 성장률(-0.2%·전기대비)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 소비가 0.1%p 성장률을 낮췄다. 건설투자(-0.2%p)·설비투자(-0.2%p) 등 다른 내수 부문도 성장률을 깎았다.
주요 증권사들도 올해 전망치 하향 조정에 동참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기존 2.7%에서 각각 2.4%, 2.5%로 낮췄다.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흥국증권은 각각 2.5%에서 2.4%로 낮췄다. 전반적으로 2%대 중후반에서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올해 남은 기간 성장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금리 인하 시점이 꼽힌다. 내수 부진이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큰 영향을 받은 만큼, 물가 안정과 금리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부진도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가계부채가 들썩이고 있는 점은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한국은행도 10월 금리를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정전망에서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에서 금리도 정상화된다면 불필요한 내수 부진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