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 부동산] '몸테크'서 '얼죽신'으로…바뀌는 트렌드
[궁금해 부동산] '몸테크'서 '얼죽신'으로…바뀌는 트렌드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8.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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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기대 줄며 준공 5년 이하 신축 쏠림 심화
2030세대 영향력 확대·똘똘한 한 채 선호 등 영향
(이미지=신아일보DB)

금융과 세금, 복잡한 정책이 맞물려 돌아가는 부동산은 높은 관심에 비해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은 물론 많은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부동산은 가깝고도 먼 대상입니다. 그래서 신아일보가 기본적인 부동산 용어부터 정책, 최근 이슈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궁금해 부동산'을 연재합니다. 알쏭달쏭 부동산 관련 궁금증, '궁금해 부동산'이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주>

'얼죽신'은 최근 부동산 기사에서 많이 눈에 띄는 용어입니다. 5년 이하 신축 아파트로 쏠림 현상이 강해지는 것과 관련한 신조어인데요. 얼죽신은 나온 지 조금 된 신조어인 '몸테크'와 대게 같이 거론됩니다. 이번엔 이들 신조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몸테크입니다. '몸으로 때우는 집테크'라는 뜻입니다. 오래된 구축 주택에서 살면서 장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추진을 통한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건데요. 지은 지 30년이 훌쩍 넘은 아파트 단지를 떠올려보시면 몸으로 때운다는 의미가 확 느껴질 겁니다. 

이런 오래된 단지들은 대개 어느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죠. 가구 수 대비 충분한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해 이중·삼중 주차를 해야 하고 지하 주차장이 없어 비 오는 날에 아이와 외출이라도 하려면 여러모로 곤혹스럽습니다.

단지 내 편의시설이라 할 만한 것도 많지 않죠. 오래된 집 내부도 뭔가 하나씩 고장 나서 한 번씩 목돈이 나가기도 합니다. 최근엔 노후 엘리베이터에 대한 안전 기준 강화로 교체 공사도 많이 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옥상으로 다녀야 하기도 하죠. 

그런데도 몸테크가 인기를 끌었던 건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가치가 급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사비 급등에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가 줄고 추진 중이던 사업도 멈춰서는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최근 반대급부로 뜨는 것이 바로 얼죽신입니다. '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의미가 담겼는데요. 

이 현상에 대한 분석을 보면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낸 2030세대가 부동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구축 대신 신축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네요.

신축의 장점은 구축의 단점을 뒤집으면 되겠죠? 사실 200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에도 직접 살아본 적이 없긴 합니다만 오가면서 본 신축 아파트의 장점은 지하 주차장 등 쾌적한 주차 환경이 먼저 떠오르네요. 단지 내 헬스장과 골프 연습장 등 풍부한 커뮤니티 시설도 있겠네요. 최근 9510가구 규모 매머드급 대단지인 '헬리오시티'의 중·석식 서비스가 화제가 되기도 했죠.

다만 최근 정부가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8·8 대책에서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시장 트렌트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또 지켜봐야겠네요.

이처럼 부동산 트렌드는 시장 상황과 맞물려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데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만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예상해 움직이는 것도 괜찮은 거래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