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에센스⑥] 이랜드 켄싱턴, '프리미엄' 확장 관건
[특급호텔 에센스⑥] 이랜드 켄싱턴, '프리미엄' 확장 관건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8.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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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성장동력 '그랜드 켄싱턴' 적극적인 투자…해외 진출까지 염두
코로나 타격 후 더딘 회복…80년대생 '호텔通' 이지운 대표 복귀 주목
2026년 3월 준공 예정인 그랜드 켄싱턴 설악비치 조감도. [출처=해당 홈페이지]
2026년 3월 준공 예정인 그랜드 켄싱턴 설악비치 조감도. [출처=해당 홈페이지]

이랜드파크의 호텔&리조트 브랜드 ‘켄싱턴’은 그룹 미래를 끌어갈 새로운 동력이다. 특히 럭셔리 리조트 콘셉트의 최상위 브랜드 ‘그랜드 켄싱턴’은 전사적인 투자를 받으면서 내후년 강원 고성에서 베일을 벗는다. 고성 설악비치를 시작으로 국내 체인화에 이어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뒀다. 리테일 사업도 시작했다. 이랜드파크 수장으로 돌아온 80년대생 이지운 대표의 책임감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대중화와 럭셔리 '투 트랙 전략'
재계 48위(공정거래위원회 2024년 기준) 이랜드그룹은 리테일과 패션사업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호텔&리조트사업은 2007년부터 본격화했다. 이후 다양한 M&A(인수합병)를 통해 몸집을 불리면서 국내외 22곳의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국내에선 제주, 부산 등 인기 관광지는 물론 서울 여의도부터 경기 가평, 전북 남원까지 전국 곳곳에 켄싱턴 간판이 보일 정도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경기 포천 베어스타운도 이랜드파크가 운영 주체다. 다만 재작년 11월부터 운영이 중지됐다. 

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이랜드파크의 ‘조커’ 카드는 그랜드 켄싱턴이다. 20여년 역사의 켄싱턴이 국내에서 대중화된 호텔&리조트 브랜드라면 그랜드 켄싱턴은 100% 회원제 럭셔리 리조트를 표방한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방한 외국인 급증, 고급 호캉스 인기 등으로 활기를 되찾는 국내 숙박시장에서 대중화와 럭셔리 ‘투 트랙’ 전략으로 이랜드 위상을 한층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랜드 켄싱턴 1호는 ‘그랜드 켄싱턴 설악비치'다. 강원 고성 토성면 봉포리 일대 1만5000여㎡ 부지에 조성된다. 135객실 규모의 프리미엄 리조트로서 1㎞ 길이의 프라이빗 비치를 품었다. 오션스위트(56평)·마스터스위트(81평)·워터풀하우스(89~113평)·펜트하우스(119~140평) 4종의 타입으로 전객실 모두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준공 시기(예정)는 2026년 3월이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내후년 3월로 준공일자를 최종 확인 받은 상태”라며 “공사는 현재 공정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 베일 벗는 1호점…체인화 목표
그랜드 켄싱턴은 중장기적으로 ‘체인화’가 목표다. 이랜드파크는 고성 설악비치와 제주 애월 두 곳에 그랜드 켄싱턴 조성을 동시 전개했으나 제주 애월은 이달부터 공사가 ‘일시멈춤’이다. 그랜드 켄싱턴 제주 애월은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 조성사업 일환으로 리조트 부지 규모는 총 17만여평(약 56만2000㎡)이다. 제주도는 최근 ‘경영상 부득이한 사정’이라는 이유로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이달 1일부터 1년간 공사 중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영상 사정이라고 하니 무언가 부정적인 이유가 있는 듯 보이지만 그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최근 제주에 비가 많이 오는 등 기후 변화에 애로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설악비치 골조가 훨씬 빠르게 올라갔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보고 설악비치 공사에 주력하는 대신 제주 애월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시설·콘텐츠로 오픈 계획을 보완해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파크는 그랜드 켄싱턴 1호점인 설악비치 준공에 매진하고 이후 제주 애월, 설악밸리, 설악비치Ⅱ, 평창 등으로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론칭한 별도의 멤버십 공간(그랜드 켄싱턴 멤버스클럽)을 서울·강원·제주에 잇달아 선보이면서 분위기 띄우기에 노력 중이다. 멤버스 클럽 전 지점에선 그랜드 켄싱턴 회원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클래스와 아트 갤러리, 맞춤형 여행 큐레이션 등 다양한 VIP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랜드 켄싱턴이 그간 악화됐던 이랜드파크 경영에 긍정적인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랜드파크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연매출 3459억원, 순이익 59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첫 해인 2020년 업계 전반의 타격으로 매출액은 756억원으로 쪼그라들고 226억원의 적자를 냈다. 순손실 규모는 1500억원을 웃돌았다. 이후 코로나 엔데믹 첫 해인 2023년에는 매출액 1212억원, 영업이익 18억원, 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4% 증가한 264억원이지만 순손실은 87억원에서 116억원으로 다소 불었다. 바닥은 찍었지만 회복세가 더디다. 향후 그랜드 켄싱턴의 성공 여부가 그룹 및 이랜드파크 성장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테일 '케니몰' 사업 다각화 
이랜드파크는 지난 5월 이지운 대표로 선장이 바뀌었다. 전임은 그룹 유통부문을 맡고 있는 윤성대 총괄대표다. 86년생 MZ세대인 이지운 대표는 그룹 최연소 CEO(전문경영인)다. 그간 이랜드파크에서 호텔개발팀, 켄싱턴 여의도 총지배인, 국내호텔 부문장 등을 맡았던 ‘호텔통(通)’이다. 지난해 그룹 외식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이츠 부대표로 이동했다가 다시 복귀했다. 

이지운 이랜드파크 대표. [사진=이랜드]
이지운 이랜드파크 대표. [사진=이랜드]
켄싱턴 제주 서귀포에 운영 중인 리테일 전문점 ‘케니몰’ 전경. [사진=이랜드]
켄싱턴 제주 서귀포에 운영 중인 리테일 전문점 ‘케니몰’ 전경. [사진=이랜드]

이랜드파크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에 자신이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 기간 호텔&리조트를 지역 특색과 콘셉트에 맞게 리뉴얼했고 늘어나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에 맞춰 ‘펫 프렌들리’ 서비스를 다양화해 펫 고객층을 확보했다. 또 켄싱턴 호텔·리조트 어디에서나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체인별 시스템화에 노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여행 활성화로 각 호텔·리조트마다 차별화한 시설과 함께 고객을 위한 24시간 콘텐츠를 강화했다”며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재방문 고객도 꾸준한 증가세”라고 강조했다.

이랜드파크는 최근 켄싱턴 제주 서귀포에 소매 전문점 ‘케니몰’ 1호점을 내면서 리테일 부문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했다. 케니몰은 작년에 켄싱턴 설악비치·경주와 사이판 등 3곳에 파일럿으로 운영한 후 이번에 공식 매장을 냈다. 이랜드파크는 케니몰을 켄싱턴 이용객은 물론 지역주민까지 올 수 있는 리테일 전문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추가 출점도 계획 중이다. 이 대표에겐 그랜드 켄싱턴과 케니몰 안착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다음은 ‘파라다이스’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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