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호 구역 근처 머물 것 권고…비필수 활동 줄여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공언하면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은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양국 국민들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 도심의 거리에서 아직까지 충돌이 임박했다는 신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란 국민들은 이스라엘과의 확전이 가시화될 경우 어떤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지 몰라 혼란에 빠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이 자국의 보복 공격에 맞대응할 경우 시민들의 행동 요령에 대해 어떠한 지침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습 시 병원 비상 계획이나 보급품 비축 권고 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임시 대피소조차 마련되지 않은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테헤란 주민은 "(나라에서) 우리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위성TV 뉴스만 보고 있다. 우리는 어둠 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확전에 대한 우려 속에 국민들에게 실시간 문자 메시지 전송 등 전 국가적인 공습경보 시스템을 확대했다.
또 연료와 에너지 공급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대규모 현금 인출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 지역 당국은 주민들에게 대규모 모임 등 비필수 활동을 줄이고 보호 구역 근처에 머물 것을 권고하면서 방공호와 물 공급에 신경 쓰고 있다.
구급 당국과 각 지역 병원도 지하 시설에 혈액을 비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는 방어와 공격 모두 준비돼 있다. 우리는 적들을 공격하고 우리 자신을 지킬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NYT,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공격을 방어하고 대응에 나설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과 하마스 측은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자 이스라엘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예고했다.
이어 하니예가 암살당한 지 엿새 만에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신임 정치국장으로 선출했다.
친이란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최근 이 단체 최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으로 숨지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