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이 삼표그룹 오너일가 2세가 운영하는 에스피네이처에 레미콘 원자재를 고가로 구입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표산업이 에스피네이처를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각각 67억4700만원, 48억7300만원 등 총 116억2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지원 주체인 삼표산업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삼표산업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2세인 정대현씨가 운영하는 회사인 에스피네이처로부터 합리적인 이유없이 장기간 고가로 레미콘 제조에 필요한 분체를 구입했다. 분체는 레미콘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일반 시멘트의 대체재로 사용되는 물질로 슬래그파우더(SP)와 플라이애쉬(FA)가 대표적이다.

공정위 측은 "삼표산업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4년간 국내 분체시장 거래물량의 7~11%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물량을 사실상 에스피네이처로부터만 전량 구입했다"며 "에스피네이처가 비계열사에 판매할 때보다 오히려 높은 단가에 분체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삼표산업은 2020년 1월부터 비계열사 평균 공급 단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과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정상적인 공급 단가로 거래했을 경우에 비해 74억9600만원의 추가 이윤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에스피네이처는 국내 분체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사업 기반을 인위적으로 유지·강화할 수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연구센터와 협업해 정상가격과 부당지원금액을 산정했다"며 "민생과 밀접한 건설 원자재 분야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내 분체시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게 이뤄진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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