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산업이 양극화 현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예산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올 여름 ‘파일럿’, ‘리볼버’, ‘빅토리’ 등 중예산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며 관객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이들 영화가 위축된 한국 영화계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7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봉한 ‘파묘(2월)’, ‘범죄도시(4월)’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섰지만 이후 이렇다 할 ‘흥행 대박’ 영화가 나오지 않으면서 한국 영화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6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한달간 극장 전체 매출은 1088억원으로 전월 대비 0.9%(10억원), 전년 동월 대비 25.1%(364억원) 감소했다.
전체 관객 수는 1133만명으로 전월 대비 0.2%(3만명), 전년 동월 대비 22.0%(19만명) 감소했다.
해외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543억원(관객 수 564만 명)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흥행했으나 6월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부진으로 6월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한국 영화 매출액만 살펴보면 더 처참하다. 한국영화 매출액 327억원이다. 전월 대비 53.6%(378억 원) 감소, 전년 동월 대비 65.2%(612억원) 감소했다.
한국 영화 관객 수는 346만명으로 전월 대비 53.1%391만명), 전년 동월 대비 63.3%(596만 명)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 ‘탈주’와 ‘핸섬 사이즈’의 손익분기점 돌파 소식은 양극화 현상으로 맥을 못 추는 영화계에 희망적인 소식일 수밖에 없다.
최근 천만 돌파보다 어렵다는 손익분기점 돌파를 ‘탈주’와 ‘핸섬 가이즈’가 해냄으로써 끊겼던 중예산 영화(이하 중급영화) 명맥을 잇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올여름 개봉하는 중급 영화 개봉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먼저 지난달 31일 개봉한 ‘파일럿’은 7일 만에 200만을 돌파하며 누적 관객 수 204만명을 기록했다.
영화 ‘파일럿’은 최고의 비행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인기 조종사 한정우(조정석)가 순간의 잘못으로 실직하면서 여동생 정미(한선화)의 신분으로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조정석은 믿보배(믿고보는배우)답게 주특기인 코미디 연기와 파격 여장 변신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앞서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인생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뮤지컬 ‘헤드윅’으로 다년간 쌓아온 여장 연기가 ‘파일럿’에서 정점을 찍었다.
여기에 ‘놀아주는 여자’에서 로코(로맨틱 코미디)대세로 떠오른 한선화와 환상 남매 케미를 선보인다.
7일 개봉한 ‘리볼버’도 주목해 볼만 하다.
영화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극 중 전도연은 비리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간 전직 경찰 하수영 역을 맡아 그동안 보이지 못한 건조하고 냉한 얼굴로 고요하게 끓어오르는 분노를 그려낸다.
여기에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연진이’ 신드롬을 일으킨 ‘대세’ 임지연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정윤선으로 분해 입체적인 인물의 섬세한 감정선을 표현했다.
특히 임지연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한예종 전도연’이라 자처할 만큼 전도연을 동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자칭 ‘한예종 전도연’ 두 사람이 보여줄 시너지에 기대가 모인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빅토리’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빅토리’는 열정 넘치는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았다.
‘복고 퀸’ 이혜리를 필두로 박세완, 조아람,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등이 ‘밀레니엄 걸즈’ 멤버로 활약한다.
여기에 드라마 ‘무빙’으로 라이징 스타에 등극한 이정하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주목받은 이찬형이 각각 치형과 동현으로 역을 연기한다. 청춘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1999년의 향수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노래와 ‘밀레니엄 걸즈’가 선보일 칼군무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