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도 중처법…조선·철강 현장 '40도', 폭염 복병 '비상'
'열사병'도 중처법…조선·철강 현장 '40도', 폭염 복병 '비상'
  • 우현명 기자
  • 승인 2024.08.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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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휴식 1시간 연장… 9일까지 '전체휴무'
포스코 '순회진료'…현대제철 '근무 절반 휴식'
현대제철 직원이 고로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직원이 고로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제철

인력난을 겪는 조선·철강업계가 이번엔 ‘폭염(40도)’ 복병을 만나 대책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령에서는 작업으로 발생한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3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는 8월을 여름철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했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용광로를 가동하는 조선·철강기업들이 8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얼음조끼 지급 등 온열질환 예방조치에 나선 것이다.

조선3사는 점심시간 연장, 개인 냉방장비 지급, 제빙기와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 설치 등의 대책을 공통으로 준비했다.

옥외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는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를 가동하고 ‘에어쿨링 재킷’과 쿨 스카프를 제공한다. 또 작업장 곳곳에 냉수기와 제빙기를 비치하고 휴게장소를 확보해 근로자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삼계탕 등 보양식, 현장을 찾아가는 커피차 이벤트와 함께 수박, 아이스크림, 얼린 생수 등도 상시 지급한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8일까지 집중휴가를 통해 직원들의 안전과 휴식을 보장한다. 혹서기(7월10일~8월31일)에는 온도와 관계없이 생산부서 점심시간이 30분 연장되고 매일 온도를 체크해 28도 이상인 날에는 점심시간을 추가로 20분 더 늘리고 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기온에 따라 최대 1시간까지 점심시간을 늘리고 오는 9일까지 조선소 문을 닫고 쉰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왼쪽)이 울산 본사 직원들에게 혹서기 극복을 위해 시원한 커피를 나눠주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왼쪽)이 울산 본사 직원들에게 혹서기 극복을 위해 시원한 커피를 나눠주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HD현대]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한 협력사 직원이 현장 순회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한 협력사 직원이 현장 순회진료를 받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전문 진료팀을 구성해 현장 순회진료를 실시한다. 진료팀은 전문 의사, 약사, 간호사, 보건직으로 구성되고 순회진료는 고열작업장 28개소에서 근무하는 직영 및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2차례 진행된다. 직원들은 방문한 진료팀에게 진료와 처방을 받고 현장에서 바로 조제된 의약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기록적인 폭염에 포항제철소는 온열질환 특별 강조 주간도 확대했다. 유해성 포항제철소 산업보건센터장은 “올해는 9월 중순까지 특별강조 주간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며 “휴식시간을 연장하고 전 직원들의 혈압을 측정하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오는 31일까지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했다. 현장에는 총 523개의 고정형 휴게시설을 마련하고 식수와 식염정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당진과 인천, 포항 현장에서 이동형 휴게시설인 ‘안전숨터버스’를 총 4대 운영해 근로자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한다.

또한 실내온도가 38도 이상 올라가는 작업장에서는 전체의 절반 이상을 휴식시간으로 보장한다. 근로자들에게는 사외협력사 안전관리비를 활용해 그늘막, 음료, 쿨조끼 등 안전물품을 구비하도록 안내하고 있고 작업에 투입할 때마다 일일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조선소 근로자가 폭염 속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소 근로자가 폭염 속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

wisewoo@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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