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순회진료'…현대제철 '근무 절반 휴식'
인력난을 겪는 조선·철강업계가 이번엔 ‘폭염(40도)’ 복병을 만나 대책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령에서는 작업으로 발생한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3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는 8월을 여름철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했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용광로를 가동하는 조선·철강기업들이 8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얼음조끼 지급 등 온열질환 예방조치에 나선 것이다.
조선3사는 점심시간 연장, 개인 냉방장비 지급, 제빙기와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 설치 등의 대책을 공통으로 준비했다.
옥외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는 ‘스폿쿨러(이동식 에어컨)’를 가동하고 ‘에어쿨링 재킷’과 쿨 스카프를 제공한다. 또 작업장 곳곳에 냉수기와 제빙기를 비치하고 휴게장소를 확보해 근로자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삼계탕 등 보양식, 현장을 찾아가는 커피차 이벤트와 함께 수박, 아이스크림, 얼린 생수 등도 상시 지급한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8일까지 집중휴가를 통해 직원들의 안전과 휴식을 보장한다. 혹서기(7월10일~8월31일)에는 온도와 관계없이 생산부서 점심시간이 30분 연장되고 매일 온도를 체크해 28도 이상인 날에는 점심시간을 추가로 20분 더 늘리고 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기온에 따라 최대 1시간까지 점심시간을 늘리고 오는 9일까지 조선소 문을 닫고 쉰다.
포스코는 전문 진료팀을 구성해 현장 순회진료를 실시한다. 진료팀은 전문 의사, 약사, 간호사, 보건직으로 구성되고 순회진료는 고열작업장 28개소에서 근무하는 직영 및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2차례 진행된다. 직원들은 방문한 진료팀에게 진료와 처방을 받고 현장에서 바로 조제된 의약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기록적인 폭염에 포항제철소는 온열질환 특별 강조 주간도 확대했다. 유해성 포항제철소 산업보건센터장은 “올해는 9월 중순까지 특별강조 주간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며 “휴식시간을 연장하고 전 직원들의 혈압을 측정하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오는 31일까지 ‘혹서기 특별관리 기간’으로 지정했다. 현장에는 총 523개의 고정형 휴게시설을 마련하고 식수와 식염정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당진과 인천, 포항 현장에서 이동형 휴게시설인 ‘안전숨터버스’를 총 4대 운영해 근로자들의 온열질환을 예방한다.
또한 실내온도가 38도 이상 올라가는 작업장에서는 전체의 절반 이상을 휴식시간으로 보장한다. 근로자들에게는 사외협력사 안전관리비를 활용해 그늘막, 음료, 쿨조끼 등 안전물품을 구비하도록 안내하고 있고 작업에 투입할 때마다 일일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