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과반수 "정치 성향 다르면 연애·결혼 안해"
국민 과반수 "정치 성향 다르면 연애·결혼 안해"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08.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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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9명 "진보-보수 간 갈등 심각"
지난해 '사회 통합도' 10점 만점에 4.2점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상대와 정치 성향이 다를 경우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보고서에 따르면 보사연이 지난해 6~8월 19~75세 남녀 395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사회갈등과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사회 통합도'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4.2점을 줬다. 

사회통합도는 2021년에 4.59점을 기록했지만 2022년(4.31점)에 이어 작년(4.2점)에도 점수가 연이어 떨어지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사회 갈등도(사회 갈등의 심각한 정도를 4점 만점으로 평가)는 2018년(2.88점)에 비해 작년 기준(2.93점) 소폭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2018년에 비해 빈부갈등, 주택소유자 및 비소유자간 갈등,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갈등,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갈등, 진보와 보수 간 갈등 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봤다. 

응답자의 92.3%는 여러 갈등 사안 중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인식했다. 이는 2018년 조사(87.0%) 때보다 5.3%포인트 오른 수치다. 

특히 응답자의 과반수인 58.2%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연애·결혼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남성(53.90%)보다 여성(60.9%)이,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이 해당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이 다른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는 불가하다고 답한 사람은 33.0%였으며,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젠더갈등에 대한 심각성은 2018년 52%에서 지난해 46%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금보다 사회갈등의 수준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6%에 그쳤다. 

사회갈등의 원인에 대해선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5%가 '미래 삶의 불확실성 심화'를 꼽았다. 그 뒤로 사회계층 간 이동성 단절(23%),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임 부족(17%), 미디어(SNS)의 발달로 인한 가짜뉴스 전파(10%)가 이어졌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6%는 사회갈등의 해결 주체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꼽았다. 국회 및 정당은 22%로 2위를 차지했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