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잔액 1위…증가폭 신한은행 가장 커
은행권 기업대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중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올 상반기에만 45조원 넘게 불어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이 기업대출에 힘을 주는 이유는 금융당국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급증 기미가 보이면 금융당국이 조이기에 나서 확대가 쉽지 않다. 실제 최근 금리 하락과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은 제동을 걸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14조6919억원으로 전분기(686조7086억원) 대비 27조9833억원(4.1%) 증가했다. 지난해 말(668조3034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새 46조3885(6.9%)억원 불어난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기업대출 잔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이다. 상반기 말 기준 182조937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KB국민은행 180조원 △신한은행 176조5729억원 △하나은행 175조1820억원 순이었다.
올 상반기 기업대출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대비 15조8895억원 불어나며 9.8%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이 기업대출 잔액을 13조1360억원(8.1%) 늘리며 뒤따랐다.
같은 맥락으로 지난해 ‘기업대출 명가 재건’을 내건 우리은행 기업대출은 12조4630억원(7.3%) 불어났다. 국민은행은 4조9000억원(2.8%) 늘어난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약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대부분 은행에서 기업대출의 성장세가 가계대출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이 상반기 9.9% 성장하는 동안 가계대출은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에서도 기업대출이 8.1% 증가할 때 가계대출은 3.6% 늘었다. 우리은행도 기업대출은 7.3% 성장했으나 가계대출은 0.3% 증가해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반면 국민은행은 상반기 가계대출이 3.0%, 기업대출이 2.7% 늘며 되레 가계대출 증가세가 컸다.
기업대출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높아진 연체율 관리는 은행권이 염두 해야 할 과제다.
실제 상반기 말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28%로 지난해 말보다 0.09%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01%p 오른 0.28%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인 0.29%를 보였고, 우리은행은 0.04%p 오른 0.30%를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상반기 좋지 않은 업황에도 준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업대출 중심 자산 성장에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 기조는 변하지 않겠지만 연체율과 자본비율 등 건전성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