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임명을 강행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바로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한국방송(KBS)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에 반발한 민주당은 즉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 위원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또 공석인 방통위 상임위원에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정치 편향성 논란을 두고 지적이 이어졌지만, 윤 대통령은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임명을 강행했다. 

통상 방통위원장은 대통령 임명 직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지만, 이 위원장은 이를 생략하고 바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집무실로 출근했다. 

사상 초유의 '0명 체제'였던 방통위는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 체제'를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사퇴 29일 만에 갖추게 됐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5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KBS 이사 7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방문진 이사 6명 및 감사 1명을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 체제’를 복원하자마자 오후 속전속결로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에 나선 것이다.

KBS 이사로는 권순범 현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KBS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5기 상임위원이 추천됐다.

방문진 이사로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가 임명됐다.

이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마친 후 "임명되자마자 회의 열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과 절차에 따라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즉각 탄핵 공세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민주당이 추진한 '3번째 방통위원장 탄핵'이다.

헌법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므로 민주당(170명) 단독으로도 추진 가능하다.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이 위원장의 직무는 헌법재판소가 판단을 내릴 때까지 정지된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 추진에도 사퇴 없이 직무 정지 상태로 헌재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김가애 기자 다른기사 보기